• 오십 년 뒤에 봅시다

     
2066년이 오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1918년에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소돔과 같이 되고 고모라와 같이 된다고 예언한
사이비 선지자(先知者)들이 있었지만 그 해에 1차 세계대전이 끝이 났고
아직 지구와 인류의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구원 받기로 예정되었다던 14만 4천은 물론 목숨을 보전하였겠지만
그 명단에 이름이 없던 사람들도 많이 살아남아서
오늘의 세계 인구는 75억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뒤에도 한반도는 이대로 있을 것이고
한국인들이 이 땅에 눌러 살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나 같은 구십객(九十客)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이 봄에 회갑을 맞이하는 ‘중늙은이들’도 다 지구를 떠나겠지요.
2066년에도 아들‧딸은 갓난아기로 태어나 젊은 엄마들은,
그 날이 3.1절이라는 사실은 잊고, 미역국을 훌훌 마시고 있을 겁니다.
그런 생각쯤은 나도 할 수 있습니다. 

왕년에 유명한 일본의 마라톤 선수였던 기미하라 켄지(君原健二)라는 70대의 노인이
올해 4월 19일에 미국 보스턴에 초대 받아 간답니다.
사연은 무엇인가?
그가 1966년 Boston Marathon의 우승자였는데
50년이 되면 우승한 선수를 초청하는 규정에 따라
노인 기미하라가 다시 한 번 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젊은이들과 함께 뛰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가 달리기를 연습하는 모습이 TV에 방영되었습니다.

2016년 3월 1일에 울면서 태어난 아기들은 2066년에는 만 50세가 될 것입니다.

 오늘 열 살이면 반백년 뒤에는 회갑을 맞게 됩니다.
스무 살이면 칠십이 되고 서른 살이면 팔십이 될 터인데
 그 나이가 되면 미인이 지나가도 고개를 그리로 돌리지도 않을 겁니다.
특별한 노인들이 더러 있어서 아직도 추태를 부리는데 언제나 철이 들겠는지 걱정입니다.

젊은이들이여,
50년 뒤에는 그대 자신의 꼴이 어떻게 될 것인가 가끔 생각은 해 보세요.
자기의 늙은 모습을 그려보면서 오늘의 늙은이들을 너무 괄시하지는 마시라!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