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희 KBS N 축구 해설위원과의 인터뷰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됐다.


    관련기사


    【뉴데일리 스포츠】한준희 위원은 박주영 선발에 대한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동국과 김신욱(26·울산 현대)의 부상으로 전통 공격수가 없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감독의)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영을 선택한 것에는 비난의 소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평가를 받든 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했든 선수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대표팀의 공격수 후보군에 박주영이 없다고 평가하는 축구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근호(29·엘 자이시 SC), 조영철(25·카타르 SC), 김승대(23·포항 스틸러스) 등 상대적으로 '제로톱'으로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 이근호와 조영철을 선발했고 박주영을 선발한 것은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박주영이 이번 중동 원정에서 요르단과 이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정말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않는 한 다시 대표팀에 발탁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현재 국내에서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축구팬들의 기대는 높다.

    지난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68)이 새로운 얼굴을 대표팀으로 발탁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을 기억하는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해외파 위주, 대표팀에 몸 담았던 선수들을 주로 선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신인 발굴의 모험 대신 '안정적인 선택'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본격적으로 감독직을 시작한 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고 나서다. 이제 평가전 두 경기를 치뤘을 뿐이다. 감독의 성향에 대해 판단하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하다. 

    우리 선수들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지금은 코치진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추천한 선수들을 우선 선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평가는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이 끝난 다음이어야 한다. 

    슈틸리케는 80년대 유럽에서 활약하던 유명 선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감독으로 제대로 성적을 낸 적이 없다. 평가전이 아닌 컵대회에서 과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일지 우려되기는 한다."

    ◇ 한국팀 '공격수' 부재…유소년기 진학을 위한 '스포츠 문화' 때문

    대한민국팀 축구경기를 보면서 누구나 생각하는 공격수(스트라이커)의 부재이유가 궁금했다. 한준희 위원의 생각은 어떨까?

    한준희 위원은 이동국, 김신욱의 부상으로 박주영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동국과 김신욱의 부상과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박주영을 선발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이 아닌 '제로톱' 형태로 중동 원정을 치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준희 위원은 전통적인 공격수 스타일은 아니지만 박주영의 움직임이 '원톱'과 '제로톱'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에 슈틸리케 감독이 변칙적인 전술인 '제로톱'으로 요르단, 이란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치를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박주영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또 박주영인가? 그렇게 공격수가 없나?"라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준희 위원은 대한민국 축구계의 오랜 숙제인 공격수 육성의 출발점을 '학원 축구'의 개혁으로 잡았다. 

    "우리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하면서 골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낀다. '학원 축구'의 특성상 진학과 연결돼 있고 골 찬스에서 꼭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을 경직돼게 만드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골문 앞 찬스는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꼭 넣어야 친구들과 자기가 모두 진학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어린 선수들이 감당하기에는 그 압박이 너무 크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한 선수들은 골문 앞에서 잘 하던 플레이도 안 나오게 된다." 

    ◇ 축구 기자님들, "한국 축구, 잘 봐주세요"

    국민들이 가지는 축구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일전은 물론 월드컵, 각종 평가전은 국내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야구와 대등할 정도다.

    그러나 '뉴데일리 스포츠'가 축구를 취재하면서 느낀점은 대부분 경직되고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부관련 부처를 출입해 온 기자로써 처음 느껴보는 이질감 이었다.

    축구가 미디어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과 관련, 한준희 위원의 해석이 궁금했다.

    한준희 위원은 "야구는 하루 욕먹어도 매일 경기가 있고 또 평균을 내서 평가하기에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반면 축구는 월드컵은 4년을 기다려야 하고 A매치는 한 달을 프로리그는 일주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심 속에서 축구 선수들 중 스타가 된 선수도 많다. 하지만 일부는 이민을 가고 싶을 정도로 힘든 선수도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한 선수는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난을 받는다. 

    한 위원은 "황선홍 감독이 1994년 월드컵에서 헛발질을 하고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었다"며 "황 감독은 8년 뒤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명예회복을 했을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글=윤희성 뉴데일리스포츠 기자, 사진=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