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재판 5분, 두 번째 재판 50분, 세 번째 재판은?장장 7시간의 혈투..증인 신문 도중 성현아 눈물 '펑펑'


  • 장장 7시간 반 동안 계속됐다. 세 번째 열린 성현아의 '성매매 혐의' 재판은 앞선 1,2차 재판과는 달리 저녁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9시 반이 되서야 끝이 났다.

    피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성현아는 장시간 진행된 심리에 매우 지친듯 변호인 2명의 호위를 받으며 초췌한 모습으로 법정을 빠져 나갔다. 예고도 없이 장시간 진행된 재판. 이날 재판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였을까?

    ■ 7일 오후 1시 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한적했던 법원 입구에 취재진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바로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를 받고 재판에 회부된 성현아가 출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성현아의 출두샷을 찍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진을 친 기자도 있었다. 404호 법정이 있는 안산지원 건물은 '출입구'가 총 3군데로 나뉘는데, 취재진 대부분은 이전 재판에서 성현아가 드나들었던 사이드 현관에 자리를 잡았다.

    ■ 오후 2시

    재판 시각인 오후 2시가 다 되도록 성현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혹시 불출석 의사를 밝힌 건 아닐까? 다급한 마음에 공보 판사실에 전화를 걸어 봤지만,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는 "지금은 재판 중이므로 나중에 다시 걸어달라"는 녹음된 목소리 뿐이었다. 이때 성현아가 다른 현관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출입구에 진을 치고 모여있는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성현아 측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 오후 3시

    한 시간도 못돼 끝날 줄 알았던 재판이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법정 밖에 붙어 있는 유리창 틈으로 내부를 살펴보니,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연신 눈물을 훔치는 성현아의 모습이 보였다. 성현아는 지난 재판과는 달리 검은색 코트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뿔테 안경은 그대로였고 머리스타일은 묶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헤친 모습이었다.

    이날 재판은 당초 예고됐던 2명의 증인 중 한 사람이 불출석 의사를 통보해 애당초 파행이 예상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깨고 재판은 한 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푸른색 수의를 입은 남성이 증인석에 앉아 신문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 재판 기록대로라면 이 남성이 바로 강OO씨로 추정된다. 지난 재판에 이어 유일하게 '올출석' 도장을 찍은 인물이다.

    이 증인의 성(姓)이 검찰이 기소한 성매매 브로커와 동일한 탓에 '강OO씨가 바로 성매수남과 여성 연예인들을 연결시킨 브로커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푸른색 수의를 입은 남성이 증인석에 앉은 것으로 보아 이같은 추측에 무게가 쏠리는 모습이다.

    ■ 오후 4시 

    벌써 두 시간이 넘었지만 재판은 계속 진행 중이다. 증인 한 명을 상대로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끝없이 신문이 이어진다. 재판이 길어지면서 이날 결심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검찰-변호인 모두 새로이 내세울 증거나 증인이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당초 예상을 깨고 재판 시간이 늘어난 것도 이날 증인 신문을 마무리하려는 재판부의 의도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404호 법정 로비에선 피고인 측의 지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성현아도 피해자다. 작곡가 OOO를 캐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 오후 9시 반 

    인내심이 강한 일부 취재기자들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성현아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찍기 위해 반나절을 버틴 방송 기자들은 7시간 만에 학수고대하던 성현아가 나오자 봇물 터지듯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초췌한 표정으로 법원을 나선 성현아에게 취재진이 소감을 묻는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 '묵묵부답'이었다.

    확인 결과 이날 재판에서 앞서 여러차례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채OO씨가 재판에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 번째 재판이 유난히 길게 진행됐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날 재판에선 당초 계획했던대로 '증인 대 증인', '증인 대 피고인'간 대질신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성현아는 2010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3차례에 걸쳐 한 개인 사업가와 성관계를 맺은 후 총 5,000여 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19일 약식 기소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같은해 12월 24일 성현아에게 벌금 2백만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으나 성현아는 이에 불복의사를 밝히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성현아의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사진 = 네이버 영화 '애인' 소개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