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와 품목도 비슷… ‘1+1행사’도 똑같이
동네슈퍼 “이젠 밤샘영업 해야할판” 하소연
동네슈퍼 “이젠 밤샘영업 해야할판”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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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홈플러스, 신세계 이마트, 롯데쇼핑 등에서,
편의점과 소형슈퍼 가맹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편의점 사업 설명회인 <홈플러스365 아카데미>를,
정기적으로 열며,
가맹점주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편의점과 SSM의 중간격인 <롯데마켓999>의 점포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으며,
이마트 에브리데이로 골목상권을 장악해 온 신세계는,
최근 편의점 <위드미> 사업권까지 인수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이들이 운영하는 편의점과 소형SSM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규모와 업종만을 변경했을 뿐,대기업 마트·SSM과 다를 것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SSM]이고,
<홈플러스365>는 [편의점]인지 몰랐다.
SSM이 동네에 많지 않아 최근에는 편의점을 주로 간다.
동네슈퍼보다 구성이 잘 돼있고,
세일도 마트와 동일하게 한다.
즉석식품이 많고 <1+1 행사>를 많이 해,
소량 구매할 때 간다.
대형마트는 차를 타고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신랑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고,
혼자 장 볼 때는 집근처 마트식 편의점을 이용한다”- 맞벌이주부 송은정 씨(32세 서울 고척동) -
“대형마트가 문 닫는 시간에는,
동네에 있는 <롯데마트999>나 <이마트 에브리데이> 같은 곳을 이용한다.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상품권을 생기면 쓰려고 일부러 찾아가기도 한다.일반 편의점보다 마트식 편의점은,
채소나 과일이 많아 장보기 좋다” -
4월24일 유통법(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대형마트와 SSM의 확장세가 주춤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동네슈퍼 주인들은 한숨만 내뱉는 분위기다.
유통법이 개정되면서,
대형마트는 오전 0~10시에는 영업을 하지 못하고,
매달 공휴일을 포함한 이틀을 의무적으로 휴업하도록,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오전 0~8시, 매월 1~2일 범위에서,
영업시간 제한·의무휴업을 실시할 수 있었던,
개정 전과 다를 것이 없다는 하소연이 많다.
더구나,
점포수 1천개가 넘어 가맹법(가맹사업법)의 규제를 받는,
씨유(8,009개)와 GS25(7,293개), 세븐일레븐(7,202개) 등과 달리,
신세계 <위드미>나 <홈플러스365>는,
점포 수가 적어 신규 출점 거리 제한 250m도 적용받지 않는다.유통법과 가맹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가게 옆에 벽 하나를 두고 SSM이 입점해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편의점까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대기업에서 법망을 피해 골목 사이사이로 들어오고 있다.
손님들은,
규모가 작다고 해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슈퍼를 좋아한다.
우리같은 영세상인들은,
중소기업청이나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그들은 대기업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개인가맹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대기업 본사 차원에서 <1+1 행사>를 지원할 때는 더 힘들다.
대형유통업체는 워낙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납품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이윤을 줄인다고 해도,
소비자가격을 그들과 대항하기는 어렵다.
마트가 12시까지 영업하면 우리는 1시까지 해야 했다.
마트식 편의점이 생기면서 이제는 2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우리도 저녁 10시면 가게 문을 닫고,
인간다운 생활을 하고 싶다.하지만 장사를 포기할 수 없어,
대기업의 유통시간에 맞춰 영업시간을 정할 수밖에 없다.”- <나들가게(중소기업청 지원 동네슈퍼 브랜드)> 운영 중인 박선영 씨(경기도 일산) -
개정된 법 망을 뚫고 대기업들이,
대형마트, SSM, 편의점 등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해,
골목까지 점유하다 보니,
동네슈퍼와 전통시장 개수가 급감하고 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이하 슈퍼연합회)에 따르면,
1990년도 16만개였던 소형유통업체의 수는 2012년 8만개로 줄었다.
경제는 성장했는데 소상공인들의 파이는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5천여개였던 전통시장은 1천5백여개 밖에 남지 않았다. -
“중소유통업체 50%, 전통시장 60% 이상을 빼앗아갔다.
대기업은 말로만 상생을 외치지 말고 시장 확장을 자제해야한다.편의점라며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대형마트‧SSM와 같은 방식으로 영업한다면,
누가 봐도 편법이다.
또 다른 사회갈등을 야기할 것이다”- <슈퍼연합회> 김경배 회장“법이 대기업의 전략을 쫓아가기는 어렵다.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오랜 시간 절차를 거쳐 법이 제정된다.
그 사이 대기업들은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편법으로,
시장을 파고드는 방법을 고안해 낸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엄태기 실장글.사진 고희정 기자 meg@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