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 하나를 던졌다.
    5,000년 가난이라는 말이다.
    많은 신문과 방송의 제목으로 [5,000년 가난]이 뽑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남덕우  前 총리 상가를 방문해 이런 말로 유족들을 위로했다.
    "나라의 큰 어른이 떠나시니까 허전하고, 마음이 그렇다.
    우리가 이제 나라를 더 잘 발전시키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허전한 마음을 딛고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나라를 위해서 경제를 살리고 5,000년 가난을 벗어나게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시면서 큰 위로를 받으시기 바란다."

    우리는 [5,000년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진 민족]이라는 자랑스런 말을 많이 한다.
    [유구한 5,000년 역사]라는 표현도 자주 쓴다.
    애국심을 고취하고, 민족적인 자긍심을 높이는데 쓰이는 표현이다.
    그렇지만, 스스로 우리를 객관화해서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어떨까?
    [5,000년 가난]이라는 말과
    [5,000년 찬란한 문화유산], [5,000년 유구한 역사]라는 말을
    나란히 놓고 차분하게 돌이켜 보면 기분이 묘하다.
    [5.000년 가난]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60~70년대 경제부흥시대에 국민들에게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과거 5,000년 동안은 나라가 가난했다]는 말일 것이다.
    나라가 가난했다기 보다, 국민들이 가난했다는 말일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 조상들은 5,000년동안 가난하게 살았을까?

    역사적인 고증이나 역사적인 자료를 토대로 경제적인 수치를 들이대면서
    가난한 5,000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50대 이상은 나라가 얼마나 가난했는지 잘 안다.

    초등학생(당시는 국민학생이라고 했다)때 학교 앞 도로에서는
    미군들이 타고 가던 트럭에서 캔디를 던져줬다.

    미국에서 원조해 준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으로 점심 식사를 했고,
    그들이 주는 분유는 가장 귀한 먹거리 중 하나였다.

    실제로 먹을 것이 없어서 보릿고개의 고통을 받은 경험을 가진 국민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다.
    [5,000년동안 가난]했다면, 신라 고려 조선의 왕정시대에 모두 다 가난했다는 말이 된다.
    요즘 서울을 나가 여행하다보면 전원주택이라고 할 만한 주택들이 전국 곳곳에서 눈에 띈다.
    굳이 전원주택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은 수도권 밖에 또 하나의 집을 마련하려는 강렬한 소원을 갖는다.
    전원 주택 옆에는, 예전에 지은 집들이 얼마나 초라한지 금방 눈에 들어온다.
    가옥의 주거면적이 굉장이 좁을 뿐 더러, 방음시설도 잘 안되어 있다.
    양반들이 사는 기와집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음도 안되고, 방도 몇 칸 안되는 집에서 어떻게 부부생활을 했을까?
    저런 곳에서 어떻게 자녀들을 주렁주렁 낳았을까?

    질문지를 조금 더 다양하게 던지면 이런 생각도 든다.
    도대체 우리 조상들은 왜 번듯한 집 하나 짓지 못했을까?
    [5,000년 역사]라고 하는데, 어째서 후손들이 살 집 하나 제대로 짓지 못했단 말인가?
    아마도 조상들은 집 한 칸 제대로 지을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남의 땅에서 소작농 하다 보면, 자기 재산축적이 어려웠을 것이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니, 미래에 대한 강렬한 꿈을 꾸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신라-고려-조선을 이어온 왕조시대는 객관적으로 보면, 절대적인 독재 세습권력이다. 
    독재세습정권은 왕권 유지와 지도층 결속에 더 많이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권력은 독점하면 독점할수록 절대적으로 부패할 뿐 더러,
    자비심이 없어지고 인간을 신격화하는 우상숭배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
    여당과 야당의 감시 및 견제, 3권 분립 등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5,000년 가난]을 벗어나게 했다는 말 속에는,
남덕우 전 총리를 내세워 통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그대로 묻어 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5,000년 가난]을 벗어난 이후에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상대적인 빈곤은, 얼마나 소득격차가 심한가 하는 것이 문제이지,결코 없어질 수 없다.
노력한 만큼 소득 차이가 생기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 일을 뚫고 나가는 사람들이 차지해야 할 경제적인 몫은 인정해줘야 한다.

박 대통령이 말한 가난은 물질적으로 절대적인 빈곤을 말한다.
이제 그 질곡에서는 벗어났다.

이제는 마음의 빈곤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음의 빈곤]은 무엇을 말하는가? 

[가난한 마음]이라고 포장하지 마시길.
[가난한 마음]은 무엇인가 더 고상하고 순수한 것을 추구하려는 갈망의 표현이다. 

우리가 벗어나야 할 마음은 [거지 발싸개 같은 마음]이다.
종류별로 설명하면 이렇다.


1.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일의 시작을 외부에서 찾고, 일의 결말도 외부 조건에 의지한다.
무슨 큰 일만 터지면 미국 탓으로 돌리는 것,
이것이 거지발싸개 같은 마음에서 나오는 증상이다.


2. 거짓과 위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말은 이렇게 하고 행동은 저렇게 한다.


3. 진실에 용감해져야 한다.
진실과 대면해서, 손해가 되더라도 진실 편에 서야 한다.  


4. 과거와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21세기에 살면서 19세기 사고방식을 가지고 이 세상을 판단하려 든다.


5.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부와 교류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썪어 문드러진다.


6. 위의 1 + 2 + 3 + 4 + 5 를 합친 거지발싸개 마음이 가득한 곳은 어디일까?
2,000만 주민을 가난의 굴레에 씌우고, 우상숭배 사이비 종교 교주처럼 행세하면서
아직도 구시대적인 절대 세습 왕권 같은 독재자로 군림하는 김정은 북한 정권 일당이다. 

북한 그림자를 밟으려는 사람들의 [거지발싸개 같은 마음] 역시 첫번째로 넘어야 할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