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제로’서 일부 비위생적 족발식당 고발저비용 스마트폰 어플 마케팅으로 재기 꿈카드론 탓 신용 7등급... 미소금융서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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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에서는 초벌하는 과정을 찍어 마치 종물(육수)가 더러운 것처럼 인식하게 편집했습니다. 초벌물을 교체하지 않고 비위생적으로 생산하는 일부 식당을 보여줬어요."- 성북구 장충왕족발 박진서 사장 ⓒ뉴데일리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 2010년 6월부터 식당을 시작한 박진서 씨(30·사진)는 웬만한 월급쟁이 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었다. ‘장충왕족발’ 개업 후 수개월내 월 매출을 3천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공중파 고발 프로그램에서 일부 비위생적인 족발 조리과정을 방송했기 때문이다. ‘저렇게 더러운 것들을 입속에 넣었다니!’라고 생각이 들만큼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MBC 프로그램 ‘불만제로’는 모든 족발이 더럽게 만들어지는 것처럼 편집했습니다. 족발은 초벌로 삶아 내 불순물을 걸러내고 맛을 내기 위해 다시 육수에 삶아요. 월계수 입을 넣고 1시간 정도 삶으면 돼지기름이 떠오르고 불순물이 많이 나옵니다. 육안으로 보기에 초벌물은 지저분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에서는 초벌하는 과정을 찍어 마치 종물(육수)가 더러운 것처럼 인식하게 편집했습니다. 초벌물을 교체하지 않고 비위생적으로 생산하는 일부 식당을 보여줬어요.”

    방송의 파장은 상상을 초월했다. 수년전 만두를 비위생적으로 생산하는 과정이 전파를 타면서 일부 업체 사장들이 자살을 선택한 사건이 있었다. 박 씨는 그 심정이 이해갈 만큼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2011년 8월 16일 방송직후 매출이 떨어졌다. 박 씨의 월매출은 통상 하반기가 더 높았다. 그렇지만 당시 예상보다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일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인터넷과 SNS를 통해 내용이 알려지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고 매출은 점점 떨어졌다. 
     “매출이 급격히 한번 떨어졌다면 대응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응은 서서히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 오늘 저녁 몇 개의 족발을 삶아야 할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삶아서 그날 판매하야 하기 때문에 버린 족발이 한 두개가 아닙니다. 

    단 한번의 자극적인 방송을 위해 우리와 같은 영세업자들은 서서히 죽어갑니다. 매출이 떨어지다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끝없이 추락했어요. 운영상태가 바닥끝까지 가는데 6개월 걸렸습니다. 4명이었던 직원들도 그동안 한명씩 정리했어요. 어떻게든 함께 가고 싶었는데... 방송사에 돼지 핏물이라도 뿌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 ▲ ‘장충왕족발’ 서울시 성북구 정릉2동 일대 배달가능 02-915-9758
    ▲ ‘장충왕족발’ 서울시 성북구 정릉2동 일대 배달가능 02-915-9758

    젊은 나이에 장사를 시작한 만큼 박 씨는 열의를 갖고 주방일, 배달, 운영까지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해왔었다. 처음 장사를 시작하고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전통이 깊어 단골을 이미 확보한 족발집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스마트폰의 어플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왔다. 

    도입 초기에 ‘배달통’이라는 어플로 등록해 댓글을 다는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자 치킨, 피자를 제치고 성북구 배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댓글을 달면 캔음료수를 3개씩 주는 프로모션 행사를 시작하자 댓글이 많아지고 신뢰도도 높아졌다. 등록한지 1만에 성북구 음식배달 업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젊은 층 소비자가 늘어나자 그날 판매해야 하는 족발이 남을 경우 떨이로 싸게 판매하는 방법 등을 연구했다.

     “아무래도 나이가 젊다보니 스마트폰을 이용해 광고했습니다. 지금은 누적배달 건수와 댓글수가 성북구 전지역에서 피자, 치킨, 중국집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죠. 배달통이라는 어플을 통해 주문들어 온 것만 해도 2,500건에 달합니다. 종이 책자에 광고를 하기위해서는 60만부 기준 한페이지 당 90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어플은 6개월에 6만원 수준으로 싼 편이죠.”

    배달통, ‘배달의 민족’ 어플에서 ‘성북구’ ‘장충동족발’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박 씨는 고발프로그램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제기를 위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그 방안으로 부대찌개, 감자탕, 찜닭을 물을 부어 끓이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일회용 냄비에 담아 판매하기로 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금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빈번하게 카드론을 이용했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불만제로 방송 전에는 4등급이었던 신용등급이 7등급까지 떨어져 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미소금융에서 4% 연이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청하기로 했다.
     “운영자금 대출을 받는 데 그 과정이 아주 까다로웠습니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한 보따리고 교육까지 받으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죠. 주로 써왔던 카드론 이율 17%와 비교하면 4%는 거의 없는 셈입니다.”

    박 씨는 미소금융(서울성북구지점)에서 900만원의 운영자금을 대출받아 제기를 위한 사업 확장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시장경제신문에서는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으로 대출을 받아 가게를 운영하고 계신 성공사례를 찾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상인 여러분들의 가게가 조금이라도 손님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힘이 되어드리고자 합니다.  / 문의:02-702-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