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李) 대통령이 갖고 노는 어린 김정은 
      
    약을 올리니 말려든다. 레이건의 '악(惡)의 제국' 발언에 소련이 말려들었던 사건을 연상시킨다. 

    趙甲濟   
     
      李 대통령, "얻어만 먹이면 거지 된다"
     

  •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지난 4월20일 통일교육원 특강에서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그는“(한반도 안보를 위해) 북한 핵(核)개발 저지도 중요하지만 북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人權(인권)이다. 어떤 사람은 빵이 먼저지, 인권(人權)은 다음 아닌가 하지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21세기에는 빵 못지 않게 개인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장기 독재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다. 그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에 아무리 개인이 강해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장기 독재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휴대전화가 없어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口傳(구전)홍보 같다."
     
      李 대통령은 현재의 한반도 안보질서를 두고,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을 맞상대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아니라 한국이 중국과 호흡을 맞춰가며 북한이 고립되는 통중봉북(通中封北) 상황이라고 표현하였다. 대통령은, “통미봉남은 20, 30년 전에 쓰던 (표현으로) 지나간 과거사”라며 칠판에 ‘통중봉북(通中封北)’을 한자로 쓴 뒤 “북한은 ‘중국이 북한을 제치고 한국과 손잡는 상황’을 기분 나빠 한다. 지금 북한이 속상해하는 걸 보면 통중봉북(通中封北)이 맞다”고 강조했다.
     
      李 대통령은 김정은을 향하여 제3국의 지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변화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농지개혁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땅을 나눠주고) 쪼개 바칠 것은 바치고 (나머지는) 네가 가져라’라고 하면 쌀밥 먹는 것은 2, 3년 안에 가능할 것이다. 농지개혁을 하면 개인적으로도 더 벌고 국가적으로도 수입이 늘어난다.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그것(농지개혁) 하나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가장 시급한 것이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 계속 얻어만 먹이면 거지를 만든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뭔가 배우고 다시 해야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렇게 솔직하게 대북관(對北觀)과 대북(對北)전략을 털어놓고, 북한정권이 싫어하는 말을 많이 한 경우도 드물 것이다. 

      북한 중앙통신은 20일 “불구대천의 원쑤 리명박 쥐새끼 무리들을 이 땅,이 하늘 아래에서 흔적도 없이 죽탕쳐버리기 위한 평양시 군민대회가 20일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李 대통령의 강경발언은 이 욕설대회에 대한 응답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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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김정은을 갖고 노는 李明博
        
      李明博 대통령과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어린이날인 지난 5월 5일 소외계층 및 국가유공자 자녀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 초등학생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하여 질문하자 이렇게 말하였다.
     
      "북한이 미사일 쏘는 데 돈을 많이 쓰는데 북한 어린이들이 우리 어린이들보다 (잘 못 먹어서) 키도 많이 작다. 그렇게 어렵게 살면서도 미사일을 쏘는 데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북한에 '그런 것은 하지 마라', '그런 돈 있으면 어린이나 할머니, 노약자들을 건강하게 도와주는 데 써라', '좋지 않은 일이고 나쁜 일이다. 하지 마라'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말을 잘 안 듣는다. 말 잘 안 듣는 어린이는 나쁜 어린이 아닌가. 세계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얘기하면 머지 않아 북한도 그 얘기를 듣게 될 것이다.”
     
      李 대통령의 이 발언에 김정은이 발끈하였다. 노동신문은 5월 10일 논평에서 “역도가 철 모르는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불어넣으며 대결을 고취하고 있다”고 악담하였다. 논평은, “우리를 걸고들면서 말을 듣지 않는 어린이는 《나쁜 어린이》라고까지 수작질하며 우리를 모해하려 하였다”고 했다. 이어서 “아이들에게 우리 공화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주입하는 말마디들을 골라가며 해댄 리명박 역도의 망동은 참을 수 없는 격분을 자아낸다”며 “자나깨나 흉계만 꾸미는 리명박 역도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이라고 흥분하였다.
     
      이 논평을 읽은 북한사람들은 자연히 김정은 정권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을 안 듣는 나쁜 어린이'라고 비유한 사실은 알게 된다. 속으로 "참 맞는 말 했네. 김정은이 어린 아이 수준이지 뭔가"라고 고소해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만큼 李明博 대통령의 말이 퍼지고 먹힌다는 뜻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하여 소련을 '惡의 제국'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였다. 소련 선전기관은 이 말을 소개하면서 맹렬히 레이건을 비방하였는데, 많은 소련 사람들은 "레이건이 옳은 말을 했다"면서 후련하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惡의 제국' 발언이 소련 붕괴에 일조하였다는 평가도 있다. 李明博 대통령의 심리전에 어린 김정은이 말려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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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건의 '악(惡)의 제국' 연설

    양비론(兩非論)의 자만(自慢)에 빠지면 선(善)과 악(惡)을 구분하지 못한다.


    趙甲濟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1983년 3월8일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열린 복음주의자들의 전국 대회에서 유명한 '악(惡)의 제국' 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낙태 자유화에 반대하는 자신의 신념을 설명하고 미국은 공산주의자들에 대하여 군사적 우월성뿐 아니라 도덕적 우월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공산주의에 대한 사상전(思想戰)은, 기독교 신앙을 무기(武器)로 삼아 밀고나가야 성공한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소련을 '악(惡)의 제국'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주요 대목을 소개한다.
     
      <몇년 전에 연예계의 촉망 받는 젊은 아빠가 캘리포니아의 굉장한 청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냉전의 시기였고 공산주의와 우리의 삶의 양식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귀여운 내 딸들을 그 무엇보다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공산주의 治下에서 살면서 자라나 어느 날 하나님을 모르고 죽는 것보다는 지금 하나님을 믿으면서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엔 젊은 이들이 수천명이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기쁨에 넘쳐서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미국과 소련에 대하여) 양비론(兩非論)을 펴면서 악(惡)의 제국이 만든 역사적 사실과 공격적인 충동성을 무시하고, 군비경쟁을 단순히 거대한 착각이라고 나무라고, 그리하여 여러분들로 하여금 옳은 것과 잘못 된 것, 선(善)과 악(惡)을 놓고 싸우지 못하도록 하려는 自慢(자만)의 유혹에 대하여 주의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미국의 군사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나는 항상 세계를 위한 투쟁은 결코 핵무기나 로켓, 또는 군사력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여 왔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도덕적 의지와 신념의 시련인 것입니다>
     
      <마르크스 레닌주의는 두번째로 오랜 신앙입니다. 이 신앙은 에덴 동산에서 '너가 하나님처럼 될 것이다'는 유혹의 말을 하면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휘터커 챔버스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공산주의자들이 인간에 대하여 가진 확신만큼 강해야만 대적(對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공산주의가 인간의 역사에서 등장한 또 다른 종류의 비극적이고 괴상한, 그 마지막 페이지가 지금 준비되고 있는 장(章)이라고 믿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가 인간해방을 추구하는 힘의 원천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靈的)이고 무한(無限)하므로 결국은 국민들을 노예로 만든 자들에게 이기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전 하원의장 뉴 깅그리치는 레이건의 이 연설과 '별들의 전쟁'을 선언한 연설 두 개를 역사를 바꾼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다수 언론인, 지식인, 엘리트들로부터 '전쟁광'이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확신과 비전을 이야기했고 그 비전을 실천하여 총 한 방 안 쏘고 공산주의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그런 신념을 담았다는 점에서 역사적 연설이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