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욱 회장 불러 朴캠프 송금 조사
  •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30일 오후 이봉건(50·1급)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가 소환된 것은 이 수석비서관이 처음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 25일 박 후보 캠프의 공식 회계책임자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재됐던 국회의장 여비서 함모(38·4급) 보좌관을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전대 당시 캠프에서 공보·메시지 업무를 전담한 이 수석비서관은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 재정·조직을 담당했던 조정만(51·1급) 의장 정책수석비서관과 함께 캠프 관리의 '핵심 3인방'으로 불렸다.

    검찰은 이 수석비서관을 상대로 당시 캠프의 역할 분담과 함께 전반적인 운영상황을 조사했다.

    이 수석비서관은 돈 봉투 전달에 관여했는지를 묻는 검찰 신문에는 '전혀 아는 바 없다'는 취지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1시5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수석비서관은 취재진을 피해 중앙지검 청사 현관에서 정문까지 약 100여m 거리를 전력질주해 청사 밖으로 사라졌다.

    검찰은 고승덕 의원실에 돈 봉투를 전달한 의심을 받는 박 의장 비서 출신 고명진(40)씨도 이날 세 번째 불러 조사했다.

    고씨는 지난 조사에서 전대 이후 고 의원실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돈 봉투를 전달한 사실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고 의원에게 돈 봉투를 돌리라고 지시한 '윗선'과 관련이 있는 새로운 정황을 포착해 고씨를 추궁했다.

    이 수석비서관보다 약 10분 먼저 조사를 마치고 나온 고씨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또 전대를 앞두고 관광레저 전문기업인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에서 박희태 후보 캠프 관계자의 계좌로 수천만원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해 이 회사 문병욱(60)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의장 측이 "라미드그룹 계열사에서 소송 수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이는 전대 5개월여 전으로 전대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데 대해 라미드그룹이 당시 실제 소송 과정에서 박 의장을 변호사로 선임한 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31일 오전 1시20분께 조사를 마친 문 회장은 취재진에게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라고만 말한 뒤 대기 중인 차에 올라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