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타계한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는 별세 나흘째인 16일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박한철 헌법재판관, 대만 철강회사 CSC 초우조치(鄒若齊) 회장, 한진중공업 김정훈 부회장 및 사장단,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허 회장은 "존경하는 분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고, 김홍도 목사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분이었기에 슬프고 안타깝다"며 "오른팔이 떨어진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최근 보좌관의 거액 금품수수 비리 사건이 불거진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도 조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존경하는 분이었다. 옛날 분들과 지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의 재창당 움직임이나 보좌관의 검찰 조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명예회장의 맏사위인 윤영각 삼정KPMG그룹 회장 등 유족은 조문객들을 일일이 맞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추모행렬은 오후가 돼서도 줄어들지 않았다.

    손길승 SK 전 회장은 "한국인의 기업가 정신은 해야 한다는 사명감,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해내고야 말겠다는 도전정신, 같이 잘 살자는 마인드의 4가지 특수성을 띄는데 고인은 이런 한국적 기업가 정신을 그대로 실천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자승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스님 10여명도 추모대열에 합류했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과대학 석좌교수, 한나라당 나경원 전 의원 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 명예회장의 외손주인 김재민(11)군이 속해있는 중구리틀야구단 어린이 5명이 야구복을 입은 채로 빈소를 찾았고, 리듬체조 선수인 손연재(17·세종고)양을 포함한 국가대표 체조 선수들의 모습도 보였다.

    조문대열 속엔 많진 않았지만 고인과 안면이 없는 일반 시민도 있었다.

    김옥자(64·여)씨는 조심스럽게 "평소 존경하는 분이라서 조문하러 왔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서울 포스코센터 2천300명, 신촌세브란스 2천570명, 포항 1만5천536명, 광양 1만3천700명 등 총 3만4천106명의 조문객이 빈소와 분향소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