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명규․명기 일병…연평도 도발 보고 함께 입대, 주특기도 같아소대원들, 누군지 헷갈려 작업지시, 불침번 근무 때는 셋 다 부르기도
  • 지난 3월 육군 제7포병여단 예하 한 통신소대 생활관(내무반)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새로 전입 온 신병 3명의 생김새, 목소리, 키와 체격, 안경까지 흡사했기 때문. 사실 이들은 세 쌍둥이였다. 3명 모두 통신 무전병 주특기를 받은 김명곤․명규․명기 일병은 지난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본 뒤 자원입대했다.

    육군은 “힘든 군 생활도 함께 의지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에 동반 입대했다는 세쌍둥이 형제는 수기사 신병교육대에서 교육훈련을 수료하고 같은 부대에 배치 받아 지금까지 서로 의지하며 군 복무를 모범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 이들 3형제는 1991년 아버지 김성광 씨와 어머니 황명화 씨 사이에서 1분 간격으로 태어난 일란성 세쌍둥이다.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 같은 과를 다니는 등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고.

    세 쌍둥이들은 ‘全장병의 특등사수화’라는 부대 목표에 맞춰 모두 20발 중 18발을 명중시켜 특등사수가 됐으며 체력 역시 특급을 받았다. 유격훈련 100km 행군 때는 서로 응원하며 군장을 들어주는 전우애를 발휘해 함께 완주했는가 하면, 지난 7월 금연캠페인에도 참여해 담배도 단번에 끊었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는 형제면서 군 동기로 힘들고 고민되는 것이 있을 때에는 동생은 형에게 형은 동생에게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마음을 털어놓고 의지할 수 있어 군 생활을 보다 재미있고 수월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둥이들이 전입 온 후 부대원들은 난감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야간 불침번 근무 교대 중에 전번 근무자가 나란히 누워서 자고 있는 세 명을 구별 못해 쌍둥이를 모두 깨우기도 했고, 간부들이 임무를 지시하고 난 뒤 누구에게 지시했는지 몰라 헷갈리거나 함께 축구를 할 때 누가 자기 팀원인지 몰라 공을 아예 주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장성우 일병(22)은 “형제가 함께 군 생활을 하는 것을 보니 부럽다. 다른 전우들도 쌍둥이들을 형제같이 서로 챙겨주다 보니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행정보급관 김재성 상사(34)는 “세 쌍둥이들이 남다른 전우애를 보여주고 있어 예전에 비해 동료 전우들 간에도 전우애가 두터워지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비록 사춘기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밝고 바르게 성장해서인지 주위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삼형제를 칭찬했다.

    첫째 김명곤 일병(21)은 “우리 꿈은 전역 후에 세쌍둥이의 이름을 건 게임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할 것입니다. 세 명이니까 남들보다 세 배로 열심히 하고, 부대 전투력발휘에도 세 배로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