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전자기파 차폐율 46%에 불과""특정 주파수의 경우 차폐율 0%…불량품 납품업체 처벌해야"
  • 우리 군이 야전에서 사용하는 통신ㆍ전산시설 보호용 특수 컨테이너인 '쉘터'의 전자기파 차폐 효과는 극히 미미하며 일부 '쉘터'는 불량품을 넘어 아예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이 드러났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김학송 의원(한나라당)은 "육군은 지난 5월 통신ㆍ전산쉘터가 실전 배치된 이후 처음으로 전자기파 차폐 효과를 측정했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제작된 통신ㆍ전산쉘터 10대를 무작위로 선택해 쉘터의 문, 창문 등 9개 지점에 대해 8개 대역의 전자기파를 발사한 결과, 국방 규격대로 전자기파를 100% 차폐하는 제품은 하나도 없었고 평균 차폐율도 46%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쉘터들은 특정 저주파 대역에서는 10개 중 7개의 차폐율이 0%였고, 2010년식 쉘터는 8개 주파수 대역에서 평균 차폐율이 17%에 불과해 실질적인 차폐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김 의원은 "통신ㆍ전산 쉘터의 차폐 기능이 미흡하다는 것은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전자기펄스(EMP) 공격 등에 무방비 상태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국방위에서는 2010년 육군에 납품된 군 지상전술 C4I(지휘통제) 보호장비인 '전산쉘터' 29대도 모두 심각한 결함으로 사실상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H사가 2010년 6월 계약을 체결하고 10월에 납품한 'C4I 전산쉘터'는 전력화 이후 석 달 만에 256건에 달하는 결함이 보고됐고, 일부 기능은 수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 전자기파 차폐효과 또한 문 부분은 불과 0.1%밖에 안 되는 전체적으로 20% 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정용 리벳 볼트 대신 실리콘 모형 볼트를 사용해 안전성도 엉망이었다고 한다. 이 'C4I 전산쉘터'를 수송기로 옮길 경우 사방의 벽이 해체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C4I 전산쉘터'를 납품한 H사는 2011년 1월 '제품불량' 때문이 아니라 입찰방해 혐의로 법원에서 관련자 3명이 벌금형을 받았다.

    김 의원은 "차폐 효과가 없는 통신ㆍ전산쉘터에 대한 보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면서 "서류를 위조해 계약을 따내는 업체는 다시는 계약을 할 수 없도록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육군에서 운용 중인 통신ㆍ전산 쉘터는 총 4,654대에 달한다. 우리 군은 북한의 EMP 펄스나 GPS교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전산 및 통신 등 C4I 관련장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쉘터'를 도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