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급 차질에 대응한 IEA 비상조치에 동참국내석유제품 ℓ당 35원 인하 기대..2주일 뒤 효과 예상
  • 한국정부가 석유 비축유를 대량 방출하기로 하면서 이것이 국제 유가 안정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 일정정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국제 석유수급 차질에 대응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조치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24일 346만7천 배럴규모의 정부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방출은 IEA의 비상대응계획(ICRP)에 따른 것이며, IEA의 대응 조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과 사전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비축유 규모는 정부와 민간 분을 합쳐 모두 1억730만 배럴로 191.3일 분이다. 따라서 이번 방출량은 4일분에 해당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IEA의 분석에 따르면 리비아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 석유공급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합의 실패 여파, 계절적 수요증가 등으로 단기적으로 국제 석유수급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방출 배경을 전했다.

    또 "이번 방출 조치에 따라 IEA 회원국 가운데 12개국이 모두 6천만 배럴을 방출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의 방출물량은 회원국 중 4위의 석유소비국 위상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내 정유사들이 이번 방출 물량을 사들이면 그만큼 이들 회사의 해외 수입물량이 줄어 두바이유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그 경우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ℓ당 35원 가량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대체로 그런 가격 효과는 2주일 가량 뒤에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경부에 따르면 이 같은 예측치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4천800만 배럴이 방출되면서 두바이유 국제 유가가 배럴당 5달러 떨어진 것에 견줘 나온 것이다.

    한편, IEA 비상대응계획 차원의 비축유 방출은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1990-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맞물려 각각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었을 때 이뤄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