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하야한 이집트, 이란 군함 수에즈 통과 허용美-이스라엘, 이란 군함의 화물, 행선지 등 예의 주시
  • 이집트 당국이 지난 18일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하는 바람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상이 걸렸다.

    이집트 관영 <메나 통신>은 지난 18일 “2척의 이란 군함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도록 허락하기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수에즈 운하 운영자는 “이란 군함의 운하 통과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군 관계자도 이란군의 소형 구축함과 보급선을 상대로 통상적인 검색을 실시했고, 불법적인 물건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운하 통과를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집트가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하자 이스라엘은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무장관이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를 ‘도발적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외무부 대변인도 18일 이란 군함 소식에 “장관의 언급에 추가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도 이란 군함의 항로를 주시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특히 미국은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 신청이 최근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前대통령이 하야한 뒤 군부가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점에 주목, 그 정치적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고 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지금까지 역내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고,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만약 (이란) 군함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면 우리는 (이란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평가할 것”이라며 “군함의 운항 자체가 아니라 군함에 무엇을 싣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은 지난 16일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 당국이 군함 2척을 수에즈 운하를 통해 시리아로 보낼 것’이라는 정보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이 소식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확실한 도발행위’라며 반발했고 이란 측은 ‘국제법과 국제규약을 준수하면서 항해하는 것인데 이스라엘이 호들갑을 떤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서방세계은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독재정권 타도시위’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정정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스라엘 간의 신경전까지 가세하자 국제금융계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67센트 오른 84.99달러, 17일에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배럴당 1.37센트(1.6%) 상승한 86.36달러로 마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