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의 대안은 무엇인가?

     

      먼저 오늘자 조선 닷컴에 소개된 기사 일부를 전재한다.  

     “1973년 3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에서 갑작스러운 총성이 적막을 갈랐다... 북측 GP(경 

    계초소)에서 DMZ 표지판 보수작업을 하던 남측 3사단 백골부대원을 향해 기습사격을 가한 것이었 

    다..., 박정인(82·예비역 준장) 당시 백골부대 사단장은 즉각 사단 포대에 대응사격을 지시했고... 

    적군은 혼비백산해 달아나기에 급급했다. 그의 사무실 한쪽엔 '우리의 적(敵). 부정부패, 친북좌경 

    세력, 적화통일북괴군'이란 글귀가 쓰인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이 기사에서 주목할 것이 있다. 박 장군이 ‘우리의 적’이라고 한 세 가지가 그것이다. ‘부정부패’란? 우리 사회 지도층 일각의 도덕적 치부(恥部)다. ‘친북좌경 세력’이란?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연평도 포격=우리 탓, 미국 탓‘이란 세력이다. ‘적화통일 북괴군’이란? 우리를 언제든지 포격할 김정일 선군(先軍) 정치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세 번째 것(그리고 두 번째 것도) 우리는 그 동안 ‘포용 정책’ '6자 회담'으로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나?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것으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대안은, 북한 주민들의 변화라고 이명박 대통령은 말했다. 이 말은 대통령이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 바꾸기)를 딱히 꼬집어 말한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 소식통은 말했다. 그러나 민간 차원에서는 “이제는 북한의 내부 변화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마냥 팔짱끼고 기다릴 게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어떻게든 돕는 방도를 찾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도울 것인가? 정보전과 심리전과 프로파간다다. 정부의 몫도 있을 것이고 민간의 몫도 있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바깥 세상을 더 많이 알게 하는 것이 정보전이다. 북한주민, 북한군인, 북한 엘리트들이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찾게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심리전이다. 이런 것들을 여러 첨단 수단들을 통해 북한의 하늘과 땅과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프로파간다다.

      미신(迷信)은 사실(事實) 앞에서 빛이 바랜다. 북한주민, 북한군인, 북한 엘리트들에게 사실의 빛을 쐬어 주자. 사실을 알면 북한주민, 북한군인, 엘리트들이 면종복배(面從腹背, 앞에선 복종하는 체 하고 뒤에선 등 돌리기), 충성심 약화, 달리 살 방법 찾기의 순서로 마음이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시장으로 먹고살려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다. 

     이런 변화는 북한 사회 내부의 진화(進化)’를 도와갈 것 아닐까? 이것은 처음엔 작은 변화일 수도 있다. 충분조건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필요조건이기는 할 것이다. 

     소련이 어떻게 붕괴했나? 소련 주민과 엘리트들의 마음이 미신의 거짓됨에서 사실의 진실됨 쪽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스탈린이 죽은 이후로 올수록 더. 모두가 깊히 돌아볼 만한 타산지석(他山之石)이다.

     <류근일 /본사고문,언론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