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당사자로 포함된 의원 나와서 "힘 없는 자 도와준 게 죄냐" 항변'G20 하루 앞두고 긴급회의 열어 고작 '자기변호'냐'
  • 국회가 10일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입법로비관련 긴급현안 질의를 벌인 가운데 수사 당사자가 나와 자신에 대한 해명성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청원경찰 입법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된 최규식 의원은 이날 민주당 첫 질의자로 국회 본회의장 연단 앞에 섰다. 최 의원은 다소 착잡한 표정으로 "법안을 대표발의하고 법 통과를 위해 열정적 의정활동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 ▲ 청목회 입법로비 관련, 수사 당사자로 포함된 최규식 의원이 10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 청목회 입법로비 관련, 수사 당사자로 포함된 최규식 의원이 10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의 소신에 따른 입법자유권이 검찰에 의해 입법로비로 매도당하고 국회 존립이 무시당하는 현실을 보며 참담한 심정"이라며 "배부른 자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법도 아니고 밀실에서 협의된 산물도 아니다. 힘없는 사람을 도운 게 죄가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검찰이 사회적 약자 배려라는 국회의원 책무를 범죄행위로 몰고가는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뒤이어 현안질의를 한 의원들의 입에서도 "국회를 범죄집단시 하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시작된 수사", "민주정치를 짓밟는 검찰", "입법부 유린" 등 각종 성토 발언이 쏟아졌다.

    사회를 보던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현안질의 중반부에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이란 전대미문의 강제처분에 대해 잘했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국회의원 책임도 크다고 통감한다"면서도 "검찰이 충분한 사전 노력없이 강제조사를 함으로써 국익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유감을 표했다.

    곧바로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를 아주 잘 얘기해주셨다"고 거들었다.

    이를 두고 "G20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긴급회의 열어 고작 자기 변호하냐"는 질타성 발언이 나왔다.  

    네티즌도 대체로 '싸늘한 여론'을 보여줬다. 힘 없는 사람들의 돈을 받고 법을 만들어 준 건 반성하지 않고, 의혹 당사자가 "힘 없는 사람을 도와준 게 죄냐"고 오히려 항변하고 있는 게 뻔뻔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그 힘없는 사람의 피 같은 돈을 받냐"(capc****)고 꼬집었고, "89만원 받는 사람이 10만원 후원금 내는 게 가능한가. 그런 사람 돈 받고 법 만들어 주라고 국회의원 시켜줬나"(hbs1****)고 비판했다. 또 "(청원경찰) 월급 100만원 정도인데 개개인이 10만원을 정치자금으로 최 의원 통장에 1000만원이상 입금했다면 국민들이 진정으로 사심없이 입법 활동했다고 믿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날 긴급 현안질의에 앞서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은 입법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의원들을 제척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었다.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사건과 특수한 관계를 가진 사람을 직무 집행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 최고위원은 "신상발언 등을 통해 중요한 관심사항을 발표하는 것은 모르지만 특정 사건에 대해 특수 관계에 있는 분이 정부를 대상으로 질문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