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비판하는 사람 이상으로 지지하는 사람도 많아"야당 의원 "안드로메다에서 왔냐" 등 인신공격성 발언도 이어져
  • 상임위원 동반사퇴로 촉발된 인권위 내분 사태가 9일 야당의 현병철(사진) 국가인권위원장 사퇴촉구로 이어지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민주당 전현희, 박지원, 박기춘 의원의 연이은 사퇴 압박에 대해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의원이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과 시위 농민 사망 당시 인권위는 제 목소리를 냈는데 용산참사 당시 인권위는 어떤 목소리를 냈느냐'고 묻자, 현 위원장은 "용산참사 때 목소리를 내고 저희들이 해야 할 일을 했다. 재판부에 의견을 표명하고 경찰에 과잉진압을 제기했다"고 답했다.

    또 '현 정부 들어 위원장이 인권위에 오면 인권이 무시되고 말살됐다'는 주장엔 "일부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 알고 있다.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이어 박 의원은 '인권위원장이 깜둥이 발언이나 하고 그 자리에서 앉아있는 것이 창피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그러자 현 위원장은 "저를 비판하는 사람 이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며 "인권위는 잘 되고 있다"고 맞섰다.

    박 의원은 이에 '제발 물러가세요"라고 비아냥댔고, 현 위원장은 "인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 신경전을 펼쳤다.

    같은당 김유정 의원은 인권위 파행과 관련해 "부끄럽지 않느냐.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고, 현 위원장은 "떳떳하다. 취임해서 인권위 진정사건이 40% 늘었다"고 재차 맞섰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현 위원장은 안드로메다에서 오셨느냐. 정말로 양심있는 사람이면 이 자리에 오지 말아야 했다'며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그러곤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니라 인권침묵위원회"라며 "자진사퇴가 마땅하다.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게 옳다"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이 소신을 갖고 일하니까 임기가 2~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분들이 퇴진한 것은 쇼가 아니냐"(김성회 의원), "정권이 바뀌어 현 위원장과 다른 위원들이 들어오자 조직적인 흔들기가 벌어지는 것"(조전혁 의원)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현 위원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한편, 이날 민주당 박지원 대표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식물위원회로 전락했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