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訪佛 이틀째...11억유로 통신 계약 추가

  • 중국과 프랑스는 5일(현지시각) 국제 금융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프랑스가 G20 정상회의 의장국 임무를 수행하는 내년에 관련 전문가 회의를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후 남부 니스 리비에라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에 관해 "진정한 의견일치"를 봤으며 내년 봄께 중국에서 금융 전문가 회의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익명의 프랑스 대통령실 고위보좌관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내년 중 국제 금융 개혁을 달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매우, 매우 복잡한 과제들에 당면해 있기 때문에 낙관하기는 진짜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환율문제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샤오보를 둘러싼 중국의 인권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도 거론했으나 거대 시장인 중국과의 대형 거래를 고려해 의식한 듯 적절한 수준의 톤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빌라에서 후 주석과 개인적으로 중국의 인권문제를 논의했다면서 프랑스는 지켜야 할 가치를 위해 싸우지만 다른 문화를 가진 동반자들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나아가 그들이 개방으로 나오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특히 각국 지도자들은 중국의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 문제와 같이 세계 경제 및 무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할 때 상대방을 비난하는 식의 논쟁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후 주석이 샤를드골공항에 도착할 때 이례적으로 공항까지 직접 나가 영접했었다.

    전날 원자력과 민간항공 분야 등에서 200억달러 상당의 경협 계약을 체결한 두 나라는 이날도 알카텔-루슨트와 차이나모바일.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간 11억유로의 통신 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신과 전력, 포도주 등의 분야에서 15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프랑스 경영인협회인 메데프(MEDEF)에서 이뤄진 계약 체결식에서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최대 220억유로에 달한다면서 수출 위주인 중국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양국 간 호혜적인 경제협력 관계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이날 남부 니스로 향하기에 앞서 프랑수아 피용 총리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과 회동했다.

    한편 이날 후 주석이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20여명의 인권운동가들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샤오보의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의 글귀가 쓰여 있는 우산을 펼쳐들고 류샤오보 석방을 외치며 접근을 시도했으나 인근에 배치된 경찰관들에 의해 해산됐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7일 오전 니스에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날 밤 니스에서 1박을 한 뒤 7일 포르투갈을 방문, 카바코 실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