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노동당비서 영결식, 서울 현대아산병원서 엄수김영삼 전 대통령, 노재봉 전 총리 등 추모객 수백여 명 참석
  •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10시 서울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통일사회장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노재봉 전 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 주요 정치인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민해방전선, 국민행동본부 관계자 등 수백 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

  • ▲ 대전 현충원으로 떠나는 황장엽 관이 태극기에 덮여있다.
    ▲ 대전 현충원으로 떠나는 황장엽 관이 태극기에 덮여있다.

    영결식은 오전 9시 57분 황장엽 전 비서의 영구(靈柩)를 영결식장으로 모시면서 시작됐다. 국민의례와 묵념에 이어 황장엽 전 비서 약력 보고, 장례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조사(弔詞)낭독이 있었다.

    박 전 의장은 “선생님, 북한민주화라는 7천만 민족의 과업을 이루려면 태산같이 할 일이 많은데, 북한 주민들을 노예로 만든 정권이 저렇게 살아 있는데, 어찌 이리도 서둘러 가셨느냐”면서 “선생님을 떠나보내는 우리 심정은 참으로 비탄하다”고 애통해 했다. 

    박 전 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1997년 2월 12일 황장엽 전 비서가 한국으로 망명한 때를 떠올렸다. 당시 황 전 비서가 한국행을 결심하고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으로 온 뒤 김정일 정권은 황 전 비서를 해치려 수백 명의 암살범을 동원해 영사관으로 돌진했었다고 한다. 이에 당시 김영삼 정부는 중국 정부와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한 협상’을 통해 황 전 비서를 한국으로 모셔올 수 있었다고 한다. 

  • ▲ 황장엽 영결식에 참석한 이회창, 김무성, 현인택 장관.
    ▲ 황장엽 영결식에 참석한 이회창, 김무성, 현인택 장관.

     

    박 전 의장은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지난 정권에서 감옥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도 대학자의 풍모를 잃지 않으셨고 ▲남북통일을 위한 대전략 ▲주체사상이 아닌 인간중심의 철학이라는 두 가지 큰 유산을 우리에게 남기셨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선생님을 보내 드릴 수 없다. 지금 이 추도사 또한 미완성이다. 앞으로 김정일 세습독재정권이 끝장나고 평양에 민주화의 깃발이 펄럭이는 그날이 오면 선생님을 보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또한 “선생님 덕분에 북한독재정권의 실상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앞으로 북한의 독재세습정권이 막을 내리게 된다면 그건 선생님의 덕분”이라며 “대한민국은 선생님을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로 추모사를 마쳤다.  

    영결식은 박 전 의장의 조사,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수잔 조명철 전 김일성대교수,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의 추도사, 유작시 낭송, 영상 상영과 헌화 분향 순으로 40여 분 동안 진행됐다. 황장엽 전 비서의 안장식은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