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유승준(34)이 중국에서 연기자로서 새로운 제2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올해 초 한국에 개봉된 데뷔작인 영화 '대병소장(大兵小將)'에 이어 유승준은 중국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영화에 주연급으로 나란히 캐스팅돼 연기자로서의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

       그는 지난달 '경한(硬漢.강한 남자)2'란 제목의 액션 영화 촬영을 마무리한 데 이어 다음 주부터는 '이별의 달인'(分手達人)이란 현대물에서 주연급 배우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24일 베이징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족들과 함께 2번째 인생, 30대 초반의 절반을 중국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면서 "약 4주전에 둘째 아들이 태어나 아침, 저녁으로 기저귀를 갈아주느라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며 근황을 소개했다.

       그의 말에서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에서 묻어나오는 여유와 함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난달 촬영이 마무리돼 내년 2월 개봉을 앞둔 '경한2'는 액션영화로 그는 은행강도와 탈옥, 납치, 살인 등 숱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악역으로 출연, 산소호흡기를 끼고 바닷속에서 잠수하는 등의 고난도의 액션신을 스스로 소화해 냈다.

       역시 내년 초 개봉될 작품인 '이별의 달인'에서 그는 이른바 '나쁜 남자'로 등장한다.

       재벌2세로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사람인 '마소호'란 역을 맡아 데이팅 서비스 회사를 경영하면서 '대병소장'의 여주인공인 린펑(林峰)과 호흡을 맞춰 그를 사랑하면서도 속이는 역할을 소화하게 된 것.

       1990년 중후반 한국에서 가수로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그는 지난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면서 병역 기피 의혹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국내 입국이 금지됐고 이 조치는 8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유승준은 활동이 불허된 한국 대신 중국 진출을 선택했지만 초반에는 중국에 오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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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올해 초 한국에 개봉된 데뷔작인 영화 '대병소장(大兵小將)'에 이어 유승준은 중국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영화에 주연급으로 나란히 캐스팅돼 연기자로서의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 그는 지난달 '경한(硬漢.강한 남자)2'란 제목의 액션 영화 촬영을 마무리한 데 이어 다음 주부터는 '이별의 달인'(分手達人)이란 현대물에서 주연급 배우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연합뉴스)

        중국에서 앨범 2장을 내고 가수로 활동하던 그는 월드스타 청룽(成龍)의 눈에 띄어 2008년 5월 청룽의 엔터테인먼트기업인 JC그룹 인터내셔널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톱스타에서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경험을 한 그는 마음을 추스르고 중국에서 신인의 자세로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문화적으로 차이도 많고 환경도 낯선데다 어렸을 때 하던 것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처음에는 자존심도 많이 상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해 용기가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런 시련이 없다면 새로운 시장과 무대에 들어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다 가장으로서 가족에 대한 큰 책임감을 느끼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제가 가진 열정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주어진다고 생각하면 지금의 힘든 고난은 큰 희생이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중국에서 열심히 활동하려고 합니다."
    소속사 사장이 된 청룽 역시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형님은 저를 이용해서 돈을 벌 생각도 없고 저를 띄워 주려고 노력도 안 하겠다고 했어요. 너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되 예전의 모습을 반드시 되찾으라는 격려를 지금도 해 주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가 중국에서 연기자로서, 가수로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그의 가슴 한구석에는 한국에 대한 마음의 빚이 계속 남아 있을 터. 인터뷰 말미에 한국팬들에게 인사를 해 달라고 하자 그의 눈빛은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중국에서 잘살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여러분이 기억에 주셨던 아름다운 청년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중국 땅에 알리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많이 보고 싶고 정말 다시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고 늘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좋은 소식들 통해서 계속 인사드렸으면 좋겠다"면서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메시지도 한국 팬들에게 전했다.

       그는 이미 한국땅을 못 밟은 지 8년째가 된 상황에서 크게 조바심을 내지는 않는 듯했지만 한국에는 꼭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이는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빚진 마음에 대해, 한국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이라면서 "한국 연예계에 있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선배로서 이끌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노력했던 청년이 이젠 두 아이의 아빠로서 가장으로서 해외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재 한국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최선의 메시지"라면서 "삶의 경험이 묻어나오는 연기를 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나 할리우드에도 진출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