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예식장에서 사회자가 주례를 소개한 후 "ㅇㅇㅇ님의 주례 말씀이 계시겠습니다."하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축제 따위 큰 행사장 등에서도 행사 진행자가 "ㅇㅇㅇ님의 축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이와 같이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말은 요즘 곳곳에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법상 '있다'를 '계시다'로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서재에 계십니다."와 같이 존칭 명사가 주어이고 '있다'가 존재를 의미할 때와
    "할아버지가 신문을 보고 계십니다."처럼 '있다'가 보조용언으로 존칭명사의 동작이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낼 때에 쓸 수 있습니다.
     
    '말씀'은 윗사람에 대해 존칭화한 말이지만 '말씀'자체는 존대의 대상이 되는 존칭명사가 아니고, '존재'를 의미하는 명사도 아니므로, "말씀이 계시다"는 존경의 말을 쓰지 않아야 할 곳에 존경의 어휘를 쓴 모양새입니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말이 귀에 익더라도 "말씀하시겠습니다" "말씀이 있겠습니다"로 말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