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탤런트 이병헌(39)의 전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캐나다 동포 권미연(22)씨가 이병헌을 상대로 제기한 1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과 해외원정도박 고발이 국내 연예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 가운데 최근엔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는 양측간 '설전'까지 곁들여지며 마치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회를 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먼저 이병헌을 겨냥해 칼을 빼든 권씨는 민형사상 고소·고발과 함께 자신을 포함, 이병헌의 사생활이 담긴 커플 사진마저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이를 통해 권씨가 시종일관 주장하는 내용은 이병헌과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일방적으로 결별을 당했고 이로 인해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

    이병헌 vs 권미연, 서로 "협박 당했다" 주장 

  • ▲ 지난달 26일 오후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09 에이 어워즈(A-Awards)'에서 배우 이병헌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달 26일 오후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09 에이 어워즈(A-Awards)'에서 배우 이병헌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권씨, 민형사상 고소·고발 '초강수' = 권씨는 자신의 고소건에 대해 이병헌 측이 오히려 (권씨 측으로부터)20억원을 요구하는 협박까지 당했다며 역공세를 취하자 지난달 14일과 18일 이병헌 측 김모 변호사와 (이병헌의 일본내 스폰서로 추정)A회장, 탤런트 B 등 세 명과 만난 사실을 거론, "당시 변호사가 나에게 '합의금, 집 평수 등을 원하느냐'고 물었고 다른 사람이나 언론에게 알리면 '가만 안 두겠다', '이병헌은 너랑 사귄 게 아니다, 나라의 보물이니 너희들만 다친다'라고 공갈 협박을 가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또 이병헌 측의 "사귄 건 맞지만 2009년 봄에 헤어졌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지난 7월 2일 이병헌씨가 한국으로 오라고 해서 왔다"면서 "오자마자 이병헌씨 집에서 이틀간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 일단 헤어졌지만 다시 '잠자리' 만을 위해 집으로 불렀다는 건가?"라고 되물으며 이병헌 측에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권씨의 공세는 계속됐다. 이번엔 "이병헌이 드라마·영화 촬영 차 캐나다와 미국 등을 오가며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다"며 이튿날(9일)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형사 고발을 한 것.

    ◇이병헌, 홈페이지 통해 '진실왜곡' 주장 = 이에 이병헌 측도 "평소 도박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은 주변 지인과 평소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라며 발끈, "권씨의 잇단 행위는 이병헌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려는 악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이 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내고 무고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병헌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10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병헌을 상대로 한 권씨 측의 협박 및 금품요구 혐의에 대한 수사의뢰와 함께 무고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 이병헌이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 글. ⓒ 뉴데일리
    ▲ 이병헌이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 글. ⓒ 뉴데일리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자 침묵을 지키던 이병헌도 나섰다. 이병헌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루버스)에 장문의 글을 자필로 올리며 저간의 심경을 피력했다.

    이병헌은 "중요한 건 소중하고 예쁜 추억으로 남아야 할 일이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진실이 왜곡된 채 세상에 떠돌게 되었다는 슬픈 현실과, 그리고 어떤 경위든 간에 한 때 서로 아끼던 사람이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는 가슴 아픈 사실"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채 "지금 세상에 불거져 나온 왜곡된 진실들과 어쩌면 앞으로도 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적인 절차를 거쳐 그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겠지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소중하고 예쁜 추억? 그런 생각 눈꼽 만큼도 없어" 

    ◇권씨 "이병헌 직접 나서면 고소 취하" = 이에 대해 권씨도 14일 언론사에 배포한 편지 글에서 "이병헌씨의 최고 심경고백을 글을 잘 보았다"며 "왜곡된 진실이 뭐든, 일단 이병헌씨 본인 입으로 말하는 첫 소식이라 무척 반갑네요"라고 응수했다.

    권씨는 "언론플레이 하는 이병헌씨!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려요"라는 뼈 있는 말로 언론사를 통한 이병헌 측의 발빠른 대응을 꼬집은 뒤 "왜곡된 진실 가슴아파…" "법적인 절차를 통해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이병헌이 밝힌 것과 관련 "도대체 어떤게? 뭐가?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법적인 절차 어쩌구…변호사처럼 말하지 말고 이병헌씨 직접 꼭 말해달라"면서 "그럼 고소 취하할게요"라는 뜻을 나타냈다.

    또 "소중하고 예쁜 추억으로 남아야 할 일이, 진실이 왜곡된 채 한때 서로 아끼던 사람이 이러는게 가슴아픈 사실"이라고 토로한 이병헌의 글을 거론, "소중하고 예쁜추억? 그런 생각이 눈꼽만큼 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왜 이럴까요? 휴…그리고 또 그 '진실타령!' 진실? 그거 먹는건가요 아님 사람 이름인가요?"라고 힐난을 가하기도 했다.

    권씨 '고소·고발-사진공개' 압박에 이병헌 측 '명예훼손 고소' 맞불

  • ▲ 14일 권씨가 본지에 보내온 편지 글 캡처. ⓒ 뉴데일리
    ▲ 14일 권씨가 본지에 보내온 편지 글 캡처. ⓒ 뉴데일리

    ◇권씨, 이병헌과 '연인 사이' 입증 사진 공개 = 한편 권씨는 13일 자신을 이병헌과 몇 번 만난 '그저그런 여자'로 생각하는 일부 시선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지난 해 11월 이병헌과 강원도 스키장에 갔을 때 찍은 사진과 이병헌의 집에 머물 당시 촬영한 이병헌의 방 내부 사진 등 사생활이 담긴 사진 4장을 공개, 또다른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이와관련 이병헌 측은 지난 10일 권씨에 대해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수사를 정식 의뢰한 데 이어 11일에는 권씨와 관계자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소하는 맞불을 놨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김대호 변호사는 1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소장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것 자체가 명예훼손"이라며 "다분히 상대방을 비방하고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이같은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권씨가 데이트 사진을 언론사에 공개한 것에 대해선 "추가로 안좋은 사진이 유포됐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명예훼손 고소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화관계자 "이병헌, 솔직한 입장 표명으로 팬들 이해 구해야" 

  • ▲ 13일 권미연씨 측근이 공개한 이병헌과의 데이트 사진. ⓒ 뉴데일리
    ▲ 13일 권미연씨 측근이 공개한 이병헌과의 데이트 사진. ⓒ 뉴데일리

    ◇'루비콘 강' 건넌 이들, 승자는 누구? = 일단 고소·고발을 주고 받은 양측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분위기다. 문제는 이번 스캔들 파문으로 과연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얻게 될 것인가란 점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사태가 악화되며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폭로, 양 측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다"며 "이번 이병헌과 권씨의 진실공방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야말로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반인으로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권씨에 비해 공인이자 한류스타로서 막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병헌이 입게 된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며 "법원 판결을 통해 이병헌이 승소를 한다하더라도 이미 천문학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영화 배급사 측은 "할리우드 영역까지 넘보며 기존 한류스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이병헌의 경우는 특별하다"며 "블록버스터 영화에 주조연급으로 이미 캐스팅 된 상태고 최근 드라마 '아이리스'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이병헌이 맞대응을 자제하고 솔직한 입장 표명을 통해 팬들의 이해를 구한다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