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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3일 무분별한 대학 진학으로 인한 폐해와 청년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마이스터(특성화)' 고등학교와 관련, "마이스터고가 정착이 될 수 있도록 (병역 문제를) 가능한 한 배려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원주 원주정보공업고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병역 문제는 여기서 확답을 일률적으로 줄 수는 없지만"이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마이스터고는 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우수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 실업계 고교를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9개교)과 올 2월(12개교)에 걸쳐 총 21개교를 선정했으며 내년도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2011년에는 총 50개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2010학년도 신입생은 오는 11월 선발하며 교과성적을 50% 이하로 반영하는 등 내신 위주 선발을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심층면접, 출석, 봉사활동 등 인성과 적성을 고려한 전형을 실시하고 특별전형을 통해 사회배려대상자, 다문화가정, 탈북자 등을 최소 10% 이상 선발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찾은 원주정보공고는 지난해 지정된 이후 원주시청, 지역 22개 산업체와 70명 취업약정을 맺는 등 산학협력을 이뤄냈으며 내년 3월 원주의료고교(가칭)로 개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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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에) 못간다는 학생이 대학 이상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마이스터고교"라며 "마이스터고는 가능하면 전부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등록금도 면제가 돼야 한다. 졸업과 동시에 안정된 직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안정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대학 진학 경쟁에서 야기되는 사교육 문제 등을 지적하며 이 대통령은 "한국 현실이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려 하지만 이제 이것이 한계에 왔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이지만 이러다보니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고 여기서 오는 부작용도 많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마이스터고는 실습과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과 기업 모두에 도움될 수 있다"면서 "기업이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하는 게 큰 문제인데 이런 차원에서도 마이스터고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는 학생도, 학부모도 대학을 못보냈다는(못가서 부족하다는) 사고가 있지만 이제는 실질적 실력 시대로 가는 것"이라며 "학력보다 실력이 인정받는 선진 사회가 되면 학생도 학부모도 선생님도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이것이 성공하는 날 우리는 선진기술 한국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대학 가는 것보다 마이스터고에 들어가길 원하는 시대가 불과 몇 년 안에 온다"고 확신했다.
<마이스터고 간담회 참석자 주요 발언>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지난해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강원도 원주정보공업고교를 방문해 교직원, 협약업체 관계자, 학생, 학부모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발언을 수시로 메모했으며 한 학생이 간장한 탓에 말을 잘 잇지 못하자 "천천히 해라. 그래도 다 알아 듣겠다"며 긴장을 풀어줬다.
간담회장 뒷 배경에는 "기술 강국 코리아! 20대 명장의 꿈, 마이스터고가 이루겠습니다"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써있었다.
△ 원주정보공고 학생 이동수 : 학교 방문 감사하다. 마이스터고 선정 후 학교 안팎 환경이 눈에 띄게 발전해 기쁘다. 나는 내년에 졸업하므로 기회가 없지만 현재 재학 중인 1, 2 학년 후배들도 마이스터고 교육에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배려해 주면 좋겠다. 대통령님 사랑한다.
△ 이상배 대구 경북기계공고 교장 : 마이스터고는 학벌시대에서 능력시대를 앞당기는 정책이다. 경기가 안좋고 고용불안으로 기업이 군필자 채용을 원해 어려움이 많다. 정부의 협조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마이스터고 성공을 위해서는 교사 자질이 중요하다. 마이스터고 준비 과정과 학습량 증가 부담 등 때문에 교사들이 마이스터고 근무를 기피한다. 교사 사기 진작과 정책 성공을 위해 교사 별도수당, 교원 배치 기준 조정 등 우수교사 유인책을 마련해 달라.
△ 한장수 강원도교육감 : 대통령님이 우리 도의 유일한 마이스터고에 직접 방문해 준 데 깊이 감사한다. 원주 의료기기마이스터고의 성공을 확신한다. 정부 지원 의지가 확고하고, 대통령의 남다른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93개 업체가 마이스터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지자체 지원 의지도 높아 성공한다고 확신한다. 유능한 교원 확보를 위해서는 사기진작이 중요하다. 학급당 교원 배정 기준을 2.5명 이상으로 하고, 정원 외로 겸임교사 등을 배치하며 국내외 선진 연수를 확대할 생각이다. 교사들은 승진에도 민감해 관련 규정 내에서 가능한 범위 내 가산점 혜택 등을 부여할 생각이다. 성공한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
△ 하이닉스 길근섭 상무 : 충북반도체 고교와 산학협력하고 있다. 실험실습실 기자재를 학교에 실습용으로 기증하는 등 협력 활동을 하고 있다. 회사가 교재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맞춤형 교육을 위해 교사 연수도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첫 졸업생 채용할 계획이다. 병역 문제가 있는데 산업기능요원과 같은 병역대체 복무제도를 확대해 달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 박제순 원주정보공고 교사 : 전국 교사 대표해 그동안의 지원과 격려에 감사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스스로 교육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유기적인 산학협력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연계에 대한 정부차원 지원을 해 달라.
△ 조연자 어머니회 회장 : 농촌 교육환경은 대도시보다 어렵다. 취업도 어려운데 원주정보공고를 마이스터고로 선정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취업이 보장돼 기대된다. 성공한다고 확신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
△ 김기열 원주시장 :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을 놓고 10개 도시가 경합 중인데, 대통령님이 오늘 원주마이스터고를 방문해 줘 감개무량하다.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이 지역 내에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첨단복합단지 유치에 각별한 배려를 해 달라.
△ 이연재 학생 : 이웃 언니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쉬고 있다. 인문계고에 진학한 친구도 다시 마이스터고에 입학을 하려하고 있다. 입학을 잘한 것 같고 자긍심을 갖고 있다. 우리 학교가 좋은 마이스터고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날 일정에 없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시민들과 만난 탓에 당초보다 약 30분 늦은 11시경 학교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도보로 교내를 둘러본 뒤 의료기기 교실, 생산자동화실 등 수업을 참관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를 마친 이 대통령은 교내식당에서 직접 배식을 받아 간담회 참석자, 학생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간담회에는 원주정보공고 교직원, 협약기업체 대표, 학생, 학부모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졸업하면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확고하다"면서 전국적 네트워크 구축, 교사의 체계적인 채용, 교사 지원에 대한 종합적 검토, 지역 기업 협조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함께 힘 모아 마이스터고로 대한민국이 큰 희망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