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 첫날인 24일 서울.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주요 고속도로의 귀성 행렬이 답답한 '거북이' 걸음을 계속하는 등 최악의 귀성대란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는 설날 등 명절 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지난해 2월 도입한 주요 구간의 소요 예상 시간 서비스를 이날 처음으로 잠정 중단했다.

    충남 북부를 비롯한 충청권과 호남, 서해안 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많은 눈이 내리고 있고 경기 남부지역에도 오후 늦게부터 눈발이 날리면서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귀성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대설특보가 서울과 경기 북부 등 수도권으로 확대 발표될 가능성도 있어 이번 교통대란이 25일 오전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시간이 갈수록 귀성 차량이 증가하고 눈으로 인해 이동 속도가 느려져 정체가 심해지자 차량들이 휴게소에 몰리면서 일부 운전자들은 휴게소 인근 도로에 주차해 교통 흐름을 막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밤 11시 현재 눈은 서해안선 화성~서평택, 경부선 신갈~안성, 영동선 모가~일죽, 중부내륙선 괴산~연풍 구간 등에서 내리고 있으며 이전에 내린 눈은 주요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결빙돼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경부고속도로는 서울TG~안성IC 43㎞구간에서 차량들이 시속 20㎞ 안팎의 속도로 서행하는 등 길게 늘어서 있으며 안성IC~신탄진IC 85㎞ 구간에서도 시속 50㎞의 속도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의 경우 비봉IC~서평택IC 42㎞ 구간에서도 차량들의 속도가 시속 20㎞ 미만에 머무는 등 거의 주차장을 방불케할 정도의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에서는 동수원IC~신갈JCT 4.9㎞, 마성IC~덕평IC 19.2㎞, 여주IC~문막IC 20㎞ 구간 등 여러 구간에서 정체를 빚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어 정체 구간은 더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JCT~연풍IC 70㎞ 구간과 중부고속도로 호법JCT~대소JCT 34㎞ 구간에서도 차량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로공사는 폭설로 도로 정체가 너무 심해 소요 예상 시간을 산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관련 정보 제공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도로공사측은 고속도로 정체가 극심해지면서 오후 7시 50분부터 경부선 수원과 기흥, 오산, 천안, 안성영업소, 서해안선 서서울영업소, 영동고속도로 군자영업소 등의 차량 진입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또 25일 오전까지 눈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민들이 되도록 고속도로 이용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설 연휴 첫날 모두 34만8000 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후 11시 현재 이를 크게 밑도는 23만여대가 귀성에 나선 것으로 집계했다.

    주요 고속도로가 정체되면서 서초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전 노선 차량 출발이 평균 1시간 이상 늦어지고 있으며 일부 여행객은 귀성을 포기하고 표를 환불하기도 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가 막힐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 승객들은 오늘 출발하는 것을 포기하고 내일 출발하는 표로 바꾸거나 아예 귀성을 포기했는지 돈으로 환불해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폭설로 인해 김포발 국내선 항공편도 출발이 지연되거나 일부 항공편은 결항됐다.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 내린 폭설로 인해 오전 11시 55분 아시아나항공 김포∼제주 노선 등 일부 항공편이 결항됐고 일부 항공기들은 당초 예정보다 늦게 출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