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나를 편하게 대해주지 않는다"
'1·19 개각'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조기 퇴진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있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24일 오후 방영될 디지틀조선일보의 케이블채널 비지니스앤(Business&)의 '강인선 라이브' 인터뷰에서 홍 원내대표는 "내가 원래 윗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비서 체질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인터뷰에서도 홍 원내대표는 1·19개각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용인술이나 경영능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청와대의 일방적인 1·19개각엔 불만이 많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개각에서 입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물이었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장관직에 마음이 있음을 털어놨다. "법무부는 볼펜 한 자루만 들고 가면 별 다른 준비 없이도 장관을 할 수 있다"고 했고 "노동부 장관도 워낙 오래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라 그 경우엔 볼펜이 없어도 가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쟁점법안 처리 실패로 당내 이재오계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온 홍 원내대표는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여당이 법안 처리하려는데 자꾸 제동을 걸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의장 도움이) 필요할 때 자기 스타일을 내세우니까 속으론 밉더라"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2월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참고참다가 마지막 순간에 국민이 어느 정도 이해해준다는 판단이 설 때는 힘으로 밀어붙일 수 밖에 없다"는 방침도 밝혔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서도 "(2월 임시국회 때는) 미디어 법안 통과에 주력해 우리가 디지털 시대로 넘어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해 야당과의 2차 전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비주류 의식을 갖고 살았다"고 털어놨다.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시절 '저격수' 역할을 하며 최전선에 서 있었지만 주요당직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였다. 그는 "일류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해 대학, 검찰, 정치에서 늘 비주류였다가 여당 원내대표가 돼 드디어 주류가 된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나는 여전히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쟁점 법안을 둘러싼 야당과의 힘겨루기에서 "야당에 밀렸다. 너무 양보했다"는 당내 비판을 받지만 그는 "힘으로 밀어붙여 일방 처리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의 원래 이름은 '판표(判杓)'였다고 한다. 검사 시절 청주지법원장이 함께 술을 마시다 "왜 판사도 아닌 검사 이름에 '판'자를 쓰느냐. 이름을 바꿔주겠다"고 하더니 정말로 다음날 '준표'로 바꿔줬다고 한다. 4선 의원인 그는 선거유세 때도 연설은 거의 하지 않고 '홍도야 우지 마라' 등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한다. 이유는 "국민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했다.
대학 시절 별명은 '무계'였다고 했다. "황당무계한 돈키호테 같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고 했는데 농담을 잘하고 엉뚱해 MBC 코미디프로 '웃으면 복이 와요'를 연출한 김경태 PD가 코미디언 시험을 보라고 권한 일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험 한 달 전 10월 유신으로 대학생들에게 소개령이 내려져 지방 출신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시험을 못봤다고 소개했다. 만약 그때 시험을 봐서 합격을 했다면 "코미디언 김병조 이용식씨 등과 동기였을 것"이라고 홍 원내대표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