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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앞마당은 새롭게 탄생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로 넘쳐났다. 25일 공식행사가 시작하기 몇시간 전부터 취임식을 보려는 국민들의 발걸음은 국회로 향했다. 국민들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했으며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과 여의나루역에 순환버스를 20여대 투입, 무료로 운행했다.
행사장 주변은 삼엄한 경호가 눈에 띄었다. 국회 동서남북 5개문에 각 20여개의 검색대가 설치됐으며 서울 각 경찰서에서 파견된 요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검색대는 이날 새벽 5시 30분경부터 설치돼 취임식 참석자의 입장을 기다렸다. 폭발물 탐지견은 이명박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5부 요인 등이 자리할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수시로 점검에 나섰다. 국회 인근 고층건물 마다 옥상에 배치된 경호요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국회 본청 앞 중앙 무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H증권사는 건물 외벽에 "제 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어 이 대통령의 '눈도장'과 광고효과를 노렸다.전날 경남 밀양에서 상경했다는 하영구씨(86)는 오전 8시쯤 행사장에 도착, 일치감치 앞자리에 자리잡고 취임식을 기다렸다. 하씨는 "이 대통령을 무조건 믿는다. 무리하지 말고 순리대로 국민화합과 경제살리기를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인태권도선수인 경복현씨(39)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살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이 대통령이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기원한다"고 기대했다.
이재훈군(14)은 휠체어를 탄 채 경기 안양에서 함께 온 가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연신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이명박의 대통령은 국민이다"라는 슬로건을 공모하면서 직접 취임식 참석을 희망했다고 했다. 이군은 "장애인 복지에 신경많이 써주고, 경제를 꼭 살려줬으면 좋겠다"며 이 대통령에게 희망을 표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용산구 등 서울지역 각 구청 여성단체에서 참석자와 행사요원들에게 커피, 녹차 등을 제공하며 추운 날씨를 녹였다. 또 국제대학생자원봉사연합회 회원 150여명은 새벽에 집결해 참석자들이 앉을 의자를 배열했으며 통역, 프로그램 배포, 길 안내 등 다양한 봉사에 나섰다. 준비위는 흰색, 푸른색, 붉은색 등 3가지 머플러와 이 대통령 취임사가 담긴 책자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