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을 뽑을 때 국민의 열망이 이렇게 실망으로 끝나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송영길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의원은 1일 열린 17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 질문(경제분야)에서 이처럼 말했다. 송 의원은 이날 질문 전 모두발언에서 대선 참패 이유를 설명했는데 "탄핵때 수많은 국민이 노 대통령을 지켰지만 그 지킨 힘을 노무현 정부와 당은 과신하고 마치 개인의 지지인 것으로 착각했다"고 고백했다. 또 "적어도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의 뜻이 숨어 있음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경제가 어려워 (국민이 노무현 정권을)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들어주지 않았고 겸손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뒤 노 대통령을 가장에 비유해 "집안이 어려울 수 있고 가장이 실직할 수 있다. 그런데 자기 것은 다 챙기고 할 말은 다하면서 아프고 괴롭다고 외치는 아이와 처의 말을 외면했을 때 그 가장은 소외된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때려죽일 일을 한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과 당이 외면받은 이유를 송 의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노 대통령의 아들 사위 딸의 이름이 뭣인지 우리 국민은 모르고 나도 모른다. 이명박 당선자는 당선 초부터 처남, 사위 모든 가족의 이름이 거론됐다"면서 "그런 사람(노 대통령)이 왜 이렇게 국민에게 지탄을 받고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선대위원장 역할을 했다'는 자조섞인 비판까지 듣고 있느냐"고 개탄한 뒤 "정치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떠드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을 가르치고 계도하려는 교만한 자세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당선자와 한나라당에 경고도 보냈다. 송 의원은 "나는 이 당선자가 여러가지 성격상의 문제가 있다고 평소에 주장해왔다"면서 "노 대통령과 방향은 다르지만 성격은 비슷해 '노명박'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대통령을 보고 정치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을 보고 정치하길 바란다"며 "권불십년이 아니라 권불오년이다. 레임덕을 빼면 삼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