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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 경제·노동·복지·과학 분야에 국한돼 있었지만 토론에 참석한 대선후보들은 ‘BBK 동영상’과 관련,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했지만 이회창 후보에게만은 먼저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 ‘보수표’를 둘러싼 두 후보의 치열한 신경전을 대변했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면서 이명박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향해 “2002년 김대업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회창 후보가 2007년 선거에서 반대편 입장에서 네거티브에 동조하고 있다”며 “깊이 생각해 봐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즉각 반격했다. 이회창 후보는 “기가 막힌다”며 “네거티브란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는 것인데 자신이 말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탈법·편법·불법, 자기가 말한 것을 안했다고 말하고 그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도둑이 자기를 고발한 시민에게 왜 네거티브 하느냐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이명박 후보를 ‘도둑’에 비유하기도 했다.
타 후보들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에 날을 세웠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친기업, 친시장은 좋은데 정경유착과 부패경제는 안된다. 신용파탄 지도자의 신용은 국가 신용도다”고 말한 뒤 이명박 후보를 응시하며 “이명박 후보에게 다시 묻는다. 개인신용이 파탄 나면 어떻게 되느냐. 기업과 나라 신용에 대한 철학은 무엇이냐”며 “(김경준과) BBK 동업할 때 ‘한국의 사이버 금융 틀을 확 바꾸겠다’고 말했다. 결과는 확 사기당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틀을 확 바꾸겠다고 했는데 한국 경제를 확 부도나는 쪽으로 바꾸는 것 아니냐”며 “부패경제, 정경유착 되면 제2의 IMF 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경영은 도박하듯이 하면 안된다. 이명박 후보는 대박을 바라고 BBK를 만들었는데 대박은 커녕 쪽박만 만들었다”며 “국가경영을 도박하듯이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권 후보는 “우리 경제 정말 다 무너지는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에게 (국민들 준 표가) 도박표가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 그렇게 하다 쪽박 차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 절대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엔론 사건의 레이 회장을 알지 않느냐. 거짓말을 했다고 4~5년 걸친 재판 끝에 160년 형을 받았다. 다른 동료 CEO들은 25년으로 감형됐는데 레이 회장은 끝까지 거짓말을 해서 가중처벌 받았다”며 “이명박 후보를 보면 레이 전 회장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가 부도 위기로 몰아내고 바닥으로 떨어뜨릴 것 같다. 증시가 3000, 5000포인트가 아닌 1000포인트로 떨어뜨릴 것 같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