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의 위력이 얼마나 큰가는 2002년에 봤었다. 2007년 한나라당의 인터넷 실력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적극 지지하는 세력의 인터넷을 통한 위력은 2002년과는 다르게 발휘할 것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가 21일 경선 이후 처음으로 당 출입 인터넷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인터넷 정치'를 본격 가동했다. 나경원 대변인의 사회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뉴데일리를 비롯해 프리존뉴스 이데일리 노컷뉴스 등 17개 인터넷언론사가 참여했다. 대선준비팀 뉴미디어분과에서는 진성호 간사와 김수철 위원이 배석했다.

    이 후보는 인터넷 기자 간담회와 함께 3차원 입체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라이프(www.secondlife.com)'에 구축한 가상 선거본부를 공개했다. 이 후보의 가상 선거본부는 책 홍보관, 국민참모회의실, 프레스센터, 후보자 집무실, 헬기장으로 구성된 본관 건물과 야외 유세장이 있는 국민광장, 정책 홍보를 위한 열린공간, 주차장, 우주선 모양의 국민캠프 자원봉사센터가 실제의 건축물처럼 자리잡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공간에서 이 후보의 정책 자료와 동영상, 후보 개인의 이야기 등을 찾아 볼 수 있으며 자원봉사센터에서 재미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언제든지 후보자 집무실에 들어가 이 후보나 선거본부 관계자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직접 나눌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후보측이 5개월여 기간을 투입해 가상 선거본부를 구축한 세컨드라이프는 1000만명에 가까운 전세계 네티즌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세컨드라이프에 버츄얼 선거캠프를 구축해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역시 선거 당시 가상 캠프를 이용해 자신의 정책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후보가 된 후 처음으로 인터넷 매체 기자들과 만나게 됐다"며 "좋은 기사로 젊은이들에게, 국민에게 즐거운 추석을 보내도록 협조해달라"고 인사했다. 그는 자신의 '인터넷 사용기'를 전하며 "99년 미국에 머물 당시 인터넷이 없으면 숙제도 할 수 없어 6개월간 혼이 났었다"면서 "코피가 터지고, 이 나이에 무슨 고생인가. 괜히 미국에 왔나 생각도 들었다"고 해 웃음을 유도했다. "대선에서 인터넷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 이 후보는 세컨드라이프 가상 선거본부 시연회가 있다는 나경원 대변인의 공지에 "한분도 빠짐없이 다 가서 봅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변양균 신정아 사건' '대통합민주신당의 특검법안 발의' '한나라당 당직 개편'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며, 자신의 '7% 경제성장' 공약도 상세히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경선 후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질문에 "쭉 지지를 받으며 1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범여권 후보가 결정되면 호남권, 충청권에서 지지율이 변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2007년 선거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전국적 지지를 골고루 받는 당선자가 나올 것"이라며 "지역표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지역주의를 정치에 활용했던 한국정치의 병폐"라고 받아쳤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협력방안에 대해 이 후보는 "같은 당의 대표였고, 또 후보로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박 전 대표와는 하나가 되어 정권교체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곧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당의 비밀이다. 전략이기 때문"이라고 가볍게 넘긴 뒤 "하나되어 강력하게 뜻을 같이 해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추석연휴로 이어지는 주말동안 민생탐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토요일인 22일에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친환경유기농장 '팔당 생명살림'을 방문해 작물수확을 돕고 농민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농촌, 농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또 23일에는 인천의 중소기업현장을 찾아 연휴를 잊고 일하는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