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13일 좌파 진영의 ‘반(反)수구 단일후보’ 추진 움직임에 대해 “간판을 달리하고 깃발을 고쳐 매도 노무현 아류에 불과하다”고 폄훼했다. 좌파 성향의 학계 시민단체 인사 100여명이 ‘창조한국 미래구상(가칭)’을 결성하고 이를 통해 올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반수구 단일후보 추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한 경계다.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무현 정권이 국민적 지지를 상실해서 위기에 몰리자 우군 세력을 자처하는 진보 진영이 '미래'라는 간판 아래 뭉치는 모양”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척 하면서 선긋기를 시도하지만 국민 눈에는 영락없는 제2의 노무현”이라며 “개혁, 미래, 진보 등 내세우는 의제가 5년 전 노 대통령이 내세우던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어 “보수 대 진보라는 낡은 이분법으로 한국사회를 진단하는 것으로 보아 노 대통령이 밟았던 실패의 전철을 되풀이하려 한다”며 “반(反)한나라당 연합전선 구축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으로 보아 열린우리당의 신당추진 세력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패한 진보는 한번으로 족하다. 국민에게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노무현 정권에게서 받은 개혁피로감으로도 충분하다”며 “더 이상의 실험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무모한 도전일 뿐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주축 세력의 면면을 보면 학계를 중심으로 한 시민운동가들이 대부분인데 시민운동은 시민사회의 영역에서 국가권력과 시장을 견제해 민주주의 균형을 잡아나가는 데 의의가 있다”며 “소금이 소금 맛을 잃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창조한국 미래구상'은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국대토론회를 열어  “새로운 정치운동은 진보개혁세력의 대선승리를 위해 반수구 단일후보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제3의 정치세력화‘를 분명히 했다. 이날 시국대토론회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정대화 상지대 교수 등의 제안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