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모 정광용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내부 검증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충분히 검증된 후보를 본선에 내야 과거 두번의 대선처럼 패배의 쓴잔을 마시지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빅3' 전원이 공개적 검증을 거치는 것이 진짜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라며 "충분히 검증된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당 검증위원회'와 같은 당내검증도 필요하겠지만 이는 형식에 그칠 수 있으므로, 언론과 인터넷을 통한 검증이 더욱 필요하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정 대표는 특히 이 전 시장을 겨냥, 한반도대운하 구상과 '젊은부부 아파트 공급'주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그는 "대운하는 이 전 시장의 독창적인 아이템이 아니며 이미 1996년 당시 이인제 경기지사에 의해 용도폐기됐던 아이템"이라며 "문제점있는 정책이라면 섣불리 공약으로 들고 나올 것이 아니라 '검토중인 안'으로 했어야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공급'문제에 있어서도 정 대표는 "본질적으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혼부부에게 전부 집 한채씩 주려면 돈이 얼마나 들겠냐"며 "나라 빚으로 잔치를 계속 하다보면 '제2의 IMF'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의 네거티브적인 '이명박 검증'주장에 대해서는 "너나 잘하라"고 면박했다. 정 대표는 "열린당이 자기 후보도 없는 판에 남의 당 후보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말도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정 대표는 또 "빅3 팬클럽은 공동운명체"라며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시대적 동질감이 있으므로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동지'"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나 이는 충분한 (대선주자) 검증을 통과한 이후가 될 것이며, 검증이 끝나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강한 동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사모 정광용 대표와의 일문일답.

    - 차기 대선주자들의 검증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도 최근 이 문제를 자주 언급했으며, 이와 관련해 인터넷상에서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지난 1997년, 2002년 모두 내부검증을 철저히 하지 못한 후보를 내세워 패배의 쓴 잔을 마신 기억이 있다. 예선에서 올바른 선수를 뽑지 못하면 본선에서 상대의 '잽' 만으로도 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예선에서의 '잽'정도도 두려워 하는 후보가 본선에 나가 '어퍼 컷'을 맞으면 어떻게 되겠나. 우리는 충분히 검증된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야 한다고 믿는다. 또다시 노무현 대통령 같은 사람을 청와대로 보낼 수야 없지 않나.

    - 검증문제에 있어서 지금은 과거 한명의 후보가 독주하던 상황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 정치가 '검증'을 요구한 역사는 짧다. 3김시대만 해도 솔직히 '검증' 보다는 '지역감정'에 따라 대권이 엇갈렸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제대로 검증 받았나. 마지막에 떠올라 제대로 검증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 그저 포퓰리즘 정책만으로 대통령에 당선시킨 결과가 지금 어떠한가. 만약 제대로 된 검증을 통과했다면 현재의 혼란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일인만큼 '검증'은 중요한 것이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검증만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검증을 두려워하는 분은 대통령이 되기도 힘들겠지만,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 '검증을 두려워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표현이 좀 심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추론을 하는 것은 우선 네티즌 고소사건을 꼽을 수 있고, 또 이 전 시장도 직접 '우리끼리 서로 공격하고 그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데서도 보여진다. 나는 오히려 이 전 시장이 '좋다. 마음대로 검증해 봐라. 당당히 응하겠다'고 하길 바랬다. '검증'이라는 것은 피할래야 피할 수도 없고, 한번은 거쳐야 되는 것이니까 그렇다. '좀 더 당당했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램일 것이다.

    - 최근 네티즌 고소건의 경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객관적으로 드러나지않았나. 이를 비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네티즌이 시중에 떠도는 루머를 통해 질문을 던졌고, 이 전 시장이 이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측면도 있다. 증거를 제시하고 설명하면 될 것이지 '잡아가둘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건건마다 법적으로 대응한다면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에는 수만명을 고소했어야할 것이다.

    - 같은 논리로 박근혜 전 대표도 검증을 해야할텐데.

    당연하다. 2년 반동안 혹독한 검증을 거친 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당 차원의 사전검증에 대해 "대통령이나 국가 지도자 자리가 얼마나 막중한가. 철저한 검증을 받는 건 당연하고 그래야 국민도 안심한다"며 "당에서 기구를 만들어 후보를 검증한다면 따르겠다"고 보도됐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과 뭔가 다르지 않나. 빅3 전원이 공개적 검증을 거치는 것이 진짜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 이 전 시장 역시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서울시장 선거와 시장재임시에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고 볼 수 있지않나.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동일시 할 수는 없다. 또한 서울시장 재임중 검증을 받았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받은 것 뿐이다. 국가 운명을 좌우할 직위인 대통령이라는 중요성을 볼 때, 동의하기 힘들다. 대통령 선거를 지방 선거와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 구체적으로 어떤 검증을 말하는가. 또 박근혜 전 대표가 말한 '당내 검증위원회'와 어떻게 다른가.

    검증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책적 검증과 인물 검증, 어느 하나라도 소홀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책 검증을 이야기하고 싶다. 박 전 대표의 주장처럼 당내에서도 검증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네티즌 입장에서, 국민의 시각에서 직접 여러 의혹과 궁금점을 알고 싶어할 것이다.

    -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이 '이명박만 검증하겠다'며 네거티브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열린당이 검증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열린당은 자기 후보도 없는 판에 남의 당 후보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 정책검증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의 경우 '한반도대운하' '신혼부부 아파트 공급' 구상 등을 밝혔는데.

    현재 큰 이슈는 그 둘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운하는 한마디로 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적 유물을 들고 나왔다는 지적이 일고 있고, 신혼부부에게 아파트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노무현식의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 대운하 구상이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전 시장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국운융성을 위해 어느 정권, 누구라도 꼭 해야할 사업"이라고 강조했으며, 한편에서는 이를 획기적인 안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대운하 안은 이미 1996년 당시 이인제 경기도지사에게 거절되었던 상품이었다고 한다. 이 의원의 말을 인용하면 "1996년이었을 것이다. 내가 경기지사로 일할 때 서울의 S대학교 연구소에서 나를 찾아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이른바 대운하계획을 브리핑한 일이 있었다. 당시 그 학교 재단 이사장도 동석하였는데 너무 기발한 발상이어서 지금도 생생하게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나에게 브리핑한 때로부터만 계산하여도 11년이 지난 지금 그 대운하구상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라고 말했다.

    즉 운하 아이디어는 이 전 시장의 독창적인 아이템이 아니고, 이미 1996년 이 전 지사에 의해서 용도폐기되었던 아이템이라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싶다. 물론 찬반 양론이 있을 수는 있다. 이 전 시장의 안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점이 있는 정책이라면 섣불리 공약 수준으로 들고 나올 것이 아니라, '결정된 안이 아니라 아직 검토 중인 안이다' 라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본다. 부작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 어떤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우선 '운하'라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구시대 유물이라는 점이다. 지금 전 세계는 '속도 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 엘빈 토플러도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속도'의 중요성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현대는 '세계화 시대'다. 운하는 '속도'에 역행한다고 본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다. 서울경기 지역의 수출입 물류는 80% 이상이 인천항을 통해 해외로 빠져 나가고 들어온다. 자동차 공장에 가보면, 공장 옆 바로 전용부두가 있고, 수출 차량은 공장에서 바로 '카 보드'라는 선박에 의해 전 세계로 나간다.

    영남권 호남권 역시 서해안과 남해안의 항구를 각각 통해 바다로 빠져 세계로 나간다. 경북 지역 물량의 해외 수출입을 위해 경북포항 신항만 공사도 한창 진행중이다. 나도 포항 신항만 현장을 다녀왔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포항 앞바다는 태평양을 향해 트여 있다.

    이런 천혜의 땅인 한반도를 양분하는 운하라니. 환경 문제는 둘째치고, 경제성 조차 의문시된다. 이미 유럽에서는 전체 물량 대비 운하 수송율은 떨어지고 있다. 이 눈알이 팽팽 도는 속도의 시대에 누가 운하를 이용하나. 한반도에서 바로 중국, 러시아, 유럽을 철도로 연결하는 '열차 페리'에 비해 세계화 시대에도 역행한다고 생각한다.

    - '국가가 새로 출발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어느 시점까지는 집을 공급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이 전 시장의 주장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해 '평생 모아도' 집을 장만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민생기본권을 보장해야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지않나.

    이것이야말로 본질적으로 '포퓰리즘'이라고 본다. 왜 집 없는 서민, 이미 결혼한 부부에게는 민생 기본권이 없고, 신혼부부에게만 민생기본권이 있습니까. 2005년 우리나라 1년 예산이 208조원이다. 그러나 2005년 말 우리나라 총외채는 1000조원(국가보증포함)이었다. 이런 나라에 무슨 돈이 있다고 집을 한 채씩 공짜로 주나.

    신혼 부부에게 전부 집 한채씩 주려면 돈이 얼마나 들지 계산해봤나. 이게 말이 된다고 보는가. 나라 빛으로 잔치를 계속 하다보면 제2의 IMF가 올지도 모른다. 이건 말이 안된다. 또 다시 포퓰리즘으로 정권을 잡으려는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본다.

    - 이 전 시장의 정책 검증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의 '열차페리'구상도 검증해야 하지 않나.

    당연히 검증해야한다. 제발 누구라도 박 전 대표의 열차페리를 검증해 주길 바란다. 이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만 한반도에 갇혀 살 순 없다. 열차페리는 세계를 향한 우리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믿는다.

    우리나라의 지형지물을 적절히 이용하는데다 환경문제, 예산문제도 문제없으며, 서해안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되고,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작품'이라고 본다. 대운하와 열차페리를 두고 공개토론을 하더라도 자신있다. 오히려 공개토론에 응하지 않을까 그게 더 걱정일 뿐이다.

    - 정 대표는 이 전 시장의 팬클럽과의 관계를 '우리는 동지'라고 정의했었다.

    그렇다. 우리는 '동지'다. '지금 우리(빅3의 팬클럽)는 서로 사랑하는 분은 다르지만, 결국 공동 운명체다'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시대적 동질감이 있다. 결국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충분한 검증을 통과한 이후가 될 것이다. 검증과정에서는 조금 날을 세울 수도 있지만, 검증이 끝나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강한 동지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