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남양주 현장 조사 땐 ‘폭음’ 관련성 무게 안 둬“돌아가 지도와 비교하니 땅굴 관련 확실”1985년엔 동두천까지 반응...10km이상 남하한듯
  • 북한의 제2땅굴을 발견한 땅굴 전문가 이종창 신부가 남양주 화도읍에도 북한의 남침땅굴이 지나간다고 말했다.
    최근 남양주 폭음이 잇따라 주민이 불안해하고, 전국적인 뉴스로 부각되는 가운데 13일 현장을 방문했던 이종창 신부는 “북한의 남침 땅굴 6호선(이 신부가 붙인 번호)이 지나가고, 출구 예상지점은 C초등학교”라고 18일 밝혔다.

  • ▲ 이종창 신부가 남양주 화도읍 묵현2리 폭음 현장에서 13일 땅굴 반응 조사를 하고있다. 당시엔
    ▲ 이종창 신부가 남양주 화도읍 묵현2리 폭음 현장에서 13일 땅굴 반응 조사를 하고있다. 당시엔 "난 소리로 판단하지 않는다."라며 폭음과 땅굴의 관련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으나 나중에 지도와 확인한뒤 땅굴 관련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지난 12일 남양주 화도읍 폭음 현장을 둘러보고 “폭음은 상관없다. 폭음이 나는 것하고 땅굴은 관계없다. 그러나 지하에 땅굴 반응이 일어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 신부는 “마산교구로 돌아와 지도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남양주에 땅굴 반응과 노선으로 볼 때 폭음도 땅굴과 관계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이날 밝혔다.

    이 신부는 13일 남양주 화도읍 묵현2리 현장을 찾아가는 도중, 차량 안내를 맡은 모 기관 관계자에게 “폭음 현장보다는 C초등학교로 먼저 가자”고 했다. 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라디에스테지라는 측정도구로 확인한 뒤 “지하에 수m 폭의 동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1985년엔 동두천 지행리까지만 땅굴반응”
     
    이 신부는 이어서 폭음이 발생된 묵현2리 현장에도 들렀다. 이 신부는 현장에서 “폭음 소리는 안 들어봐서 모른다. 또 땅굴은 원래 폭음과 큰 상관없다.”며 골목길을 조사했다. 그러면서 “지하에 6호선 땅굴 폭보다는 작은 동공이 지난다”고 밝히며 “동두천을 거쳐 내려와 C초등학교로 이어지는 6호선과 같은 주선은 아니고 주선에서 갈라진 지선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 ▲ 이종창신부가 북한 땅굴 6호선으로 지목한 노선. 붉은 선까지는 지난 85년 이 신부가 직접 땅굴 반응조사를 하여 연장한 추정경로이고, 흐린 분홍색은 남양주 화도읍까지 남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장선.
    ▲ 이종창신부가 북한 땅굴 6호선으로 지목한 노선. 붉은 선까지는 지난 85년 이 신부가 직접 땅굴 반응조사를 하여 연장한 추정경로이고, 흐린 분홍색은 남양주 화도읍까지 남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장선.
     
  • ▲ 이종창 신부가 1980년대 중반까지 전방지역을 탐사하며 표시한 북한 6호선 땅굴 약도. 방위각이 140도로 남하하다 양주, 동두천 등 일대서 지선으로 갈라져 있다.
    ▲ 이종창 신부가 1980년대 중반까지 전방지역을 탐사하며 표시한 북한 6호선 땅굴 약도. 방위각이 140도로 남하하다 양주, 동두천 등 일대서 지선으로 갈라져 있다.
    이 신부에 따르면 통상 땅굴은 한 줄로 내려오지 않고, 주선에서 여러가닥으로 나뉜다. 이 신부는 “기만 작전을 위해서도 여러 갈래로 오기도 하고, 주 땅굴에서 장비나 휴식시설을 만들기 위해서, 또 내부에서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여러갈래로 나뉜다.  또는 중간중간 커다란 공간을 두게 된다”고 했다.

    이 신부는 철원의 1975년 3월 제2땅굴을 발견한 공로로 그해 4월 박정희대통령으로부터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았다.
    이 신부는 휴전선 후방으로 많은 남침용 땅굴이 있다고 추정하면서, 직접 땅굴반응조사를 해 서해부터 동해까지 17호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자신의 저서 ‘땅굴탐사 33년 총정리’에서도 개략적인 약도와 함께 소개했다.

    땅굴이라면 왜 다 알려진 지금도 꽝?
    이 신부는 남양주의 경우 땅굴 6호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신부는 “폭음소리가 난 곳은 6호선 땅굴 주선은 아니다. 주선은 황계산(북한지역)에서 감악산을 거쳐 140도 방향으로 남향하며, 동두천 지행리를 통과한다. 그리고 양주 덕정역까지 내려온다.”며 지난 1984~85년에 지행리까지는 탐사했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또 “화도읍 C초등학교까지 왔다면 그동안 10여km이상 더 남하했고 이곳이 출구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묵현2리의 폭음 현장 지하에서 땅굴반응이 난 각도를 보면 주선 6호선에서 갈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신부의 주장대로 ‘땅굴 굴착에 따른 폭음’이라면 북한이 왜 지금 전국적으로 다 알려진 상태에서도 왜 소리를 노출시키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이 신부는 이에 대해 “땅굴은 전쟁목적도 있지만, 존재가능성만으로도 대한민국을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 ‘땅굴이다’ ‘아니다’하며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 목표일 수 있다. 또는 땅굴의 존재를 은연중에 과시해 대한민국으로부터 뭔가 얻어내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며 북한은 예상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  “내가 살면 얼마나... 오로지 전쟁 막기 위해서”

    한편 이종창 신부는 12일 현장조사를 하는 동안 “건강도 안 좋은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는가. 나라 전쟁나지 않게 막으려고 마산에서 올라왔다”며 비장하게 탐사도구와 나침반, GPS장비를 번갈아보며 기록했다.

  • ▲ 이종창 신부가 남양주시 C초등학교에서 바닥에 대형지도를 펴놓고 땅굴의 예상 노선을 설명하고 있다.
    ▲ 이종창 신부가 남양주시 C초등학교에서 바닥에 대형지도를 펴놓고 땅굴의 예상 노선을 설명하고 있다.

    이 신부는 심한 당뇨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은 상태로 이날도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약 두 시간 동안 탐사에서 피로가 몰린 이 신부는 고통스런 표정으로 아쉬워하며 현장을 떠났다.
    이 신부가 땅굴반응을 측정하던 현장엔 모 부대 관계자도 비공식적으로 참관했다. 이 관계자는 13일 “이 종창 신부님의 열정이 놀랍다. 함께 전방에 땅굴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탐사하고 싶었는데 건강 때문에 요청드리지 못하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과거에 부산까지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은 수도를 포위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재래식 전쟁으론 승산이 없으니 땅굴같은 전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땅굴에 대해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18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땅굴 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방송에 나오는 녹음된 소리와는 느낌이 다르다”며 “땅굴 관련성을 계속부정하지 말고 의심을 갖고 봐야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남양주공고 한종기 군은 “17일 오후까지 매일 폭음이 계속되고 있다. 소리도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