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부터 자가 호흡…감염 및 후유증 없도록 치료할 계획
  • 22일 오전 11시 2차 브리핑을 갖는 이국종 아주대 병원 중증외상센터 교수.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22일 오전 11시 2차 브리핑을 갖는 이국종 아주대 병원 중증외상센터 교수.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유엔군 사령부가 국방부에서 북한군 병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던 22일 오전, 수원 아주대 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이국종 교수가 북한군 병사의 현재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가졌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군 병사의 의식이 확실히 돌아왔다”면서도 “하지만 우울감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에 따르면, 북한군 귀순 병사는 지난 15일 2차 수술을 받은 뒤 사흘이 지난 18일 오전 9시부터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후 상태는 계속 호전 중이라고.

    ‘뉴시스’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로, 치료에는 매우 협조적이지만 두 차례의 수술, 귀순 과정, 북한군 추격조의 총격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심리적 스트레스로 우울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는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PTSD에 대한 평가와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외과적으로는 총상, 수술, 대량 수혈, 감염 등에 의한 후유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팀은 북한군 귀순 병사의 후유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계속하되, 상태가 호전되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이송 또는 향후 치료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한편 이날 이국종 교수는 최근 북한군 귀순 병사의 치료와 그 상태에 대해 브리핑한 것을 두고 비난하는 여론에 대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5일 1차 브리핑 당시 “북한군 귀순 병사의 소장 안에 기생충이 많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인격테러’라고 주장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그에 동조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는 또한 아주대 병원 원장이 브리핑 취소를 종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 그를 향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가 치료한 북한군 귀순 병사는 추격조의 사격으로 복부, 오른쪽 골반, 양팔, 다리 등 5~6곳에 총상을 입고 아주대 병원 중증치료센터로 응급후송 됐다. 후송 당시 북한군 귀순 병사의 내장은 총상으로 심각하게 훼손됐고, 장 내 물질이 복강으로 흘러 감염 위험성도 매우 높았다고 한다.

    이 같은 총상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의료시설은 현재 이국종 교수가 근무하는 아주대 병원 중증외상센터 이외에는 없다. 2011년 1월 ‘아덴만의 여명’ 작전 이후 석해균 선장 치료가 사회적 문제가 된 뒤 중증외상센터를 증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대형 병원과 정부 관계부처의 무관심 등으로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국종 교수는 같은 병원 내에서조차 다른 진료과목 교수보다 훨씬 적은 급여를 받고, 응급환자가 치료비를 제대로 못 내자 이를 청구당하는 등 의료계 내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신체 손상 또는 생명의 위협을 받은 일을 겪은 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일어나는 질환이다. 충격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증후군 등이라고도 부른다.

    PTSD는 천재지변이나 대형화재, 전투, 심각한 수준의 폭행과 학대, 신체적 고문, 성폭력, 비행기나 열차, 자동차 사고 등을 겪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증세가 발현되는 시기는 사건 직후이기도 하나 사람에 따라서는 수 개월, 수 년 뒤에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주요 증상은 과민 반응, 충격의 재경험, 감정 마비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충격의 재경험이란 트라우마를 준 사건이 꿈이나 환각처럼 재연되면서 신체가 실제와 같이 느끼는 증상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두통, 소화불량, 구토, 수전증, 전에 없던 알러지 반응, 정서 불안, 광장 공포증, 악몽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기려 술 또는 약물에 의존하다 중독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PTDS 증상이 나타난 것은 오래 전부터지만, 이를 질환으로 인정하게 된 계기는 베트남 전쟁 이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1년 2월 걸프 전쟁 이후부터는 미군을 시작으로 참전군인의 PTSD 관리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