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보면 (5년 전 당선자 시절의) 노무현 대통령이 연상된다"

    노무현 정부와 180도 다른 정부를 준비 중인 이 당선자를 이렇게 보는 평도 있다. 이렇게 말한 이는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이낙연 의원이다. 이 의원은 3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명박 인수위를 보며'라는 글을 통해 이 당선자와 인수위원회를 이같이 비유했다.

    이 의원은 10년 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시절 기자로 인수위원회를 취재했고, 5년 전 노 당선자 시절에는 인수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이 의원은 자신이 "인수위에 관한 한 꽤 익숙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이 글에서 "이명박 인수위는 노무현 정부의 거의 모든 중요정책들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면서 "옛말에 '싸우다 닮아간다'고 했는데 이 당선자와 인수위는 노무현 정부를 놀랍게도 닮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당선자가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면담 일정을 취소하고 GM대우자동차 인천 부평 본사를 방문한 점과 논란이 된 영어 공교육 관련 공청회를 예로 들었다. 이 의원은 먼저 당선자 시절 노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의원은 "노 당선자는 인수위 시절 어느 날 진보적 신문사를 불쑥 방문했고 국내 언론으로서는 첫 단독 인터뷰를 인터넷 신문과 갖기도 했다"면서 "대변인인 나도 사전에 몰랐다"고 했다. 당시 노 당선자는 "대변인이 반대할 것 같아서 미리 말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돌출행동 이유를 설명했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이 의원은 "노 당선자의 그런 행동이 비우호적이었던 보수 언론을 얼마나 자극했을지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당시 "노 당선자의 전경련 지도부 면담이 어떤 분위기였는지는 최근에도 보도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노총 이 당선자의 민노총 지도부 면담 취소와 영어 공교육 공청회 문제를 언급하면서 "'반대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는 노 당선자의 자세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인수위는 진보적 교육단체를 공청회에서 배제하는 대신 다른 참가자들을 하루 전에 따로 소집해 뭔가를 사전 협의했다"면서 "공청회를 코드에 맞게 기획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을 만도 하다"고 지적한 뒤 "노무현 정부를 '코드 정부'라고 비판했던 사람들이 또다른 '코드 정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또 "이 당선자의 스타일은 조심스럽다기 보다 파격적이고 직선적으로 비친다. 때로는 즉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면서 "결론을 빨리, 직접 내리는 경향이 있는 기업 CEO 출신이라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직관이나 경험을 믿는 버릇도 있다"고 꼬집은 뒤 "교육처럼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분야에서까지 구체적 결론을 불쑥불쑥 내놓은 것이 이 당선자의 스타일에서 영향 받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인수위는 지난 10년을 '잘못'으로 규정하면서 자신들이 10년의 잘못을 바로잡는다고 말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그런 역사관이 균형을 잃은 것처럼, 이명박 인수위의 그런 태도도 균형을 잃은 것"이라며 "어느 정권이 과거를 '악'(惡)으로 규정하면 그 정권도 머지않아 '악'으로 규정받게 된다. 지나침은 지나침을 낳고, 그 지나침은 또 다른 지나침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