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사문제연구원 윤석준 연구위원 "한국군이 대만사태 개입하면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
  • ▲ 미 해군 7함대 소속 구축함 머스틴. ⓒ뉴시스
    ▲ 미 해군 7함대 소속 구축함 머스틴. ⓒ뉴시스

    최근 대만해협에서의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만과 국내 일각에서는 대만-중국 충돌 시 한국군 개입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군이 대만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 군사전문가가 주장했다.

    "대만, 중국과의 충돌 시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 개입 희망"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의 윤석준 객원연구위원은 지난 5일 발행한 '월간 KIMA' 기고문을 통해 "대만해협에서 대만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는 "대만해협에서 대만과 중국, 중국과 미국 간의 우발사태 발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동시에 대만해협 문제가 한국·일본 등으로 번질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원칙과 입장을 밝히게 함으로써 대만해협 문제가 한반도까지 확대됐다는 것이 윤 위원의 주장이다.

    윤석준 위원에 따르면, 대만은 독자적으로 중국군에 맞서기 어려워 미국뿐만 아니라 그 동맹국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그는 "대만은 유사시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이 지원해주기를 원한다"면서 "특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해협 문제를 지역 문제로 확산시킨 뒤에는 호주, 인도, 한국 등이 개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지난 5월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지난 5월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대만 침공은 내전한국군 개입하면 대중국 선전포고"

    "하지만 한국이 대만과 중국의 무력충돌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윤 위원은 주장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당사국 간의 법적 문제로 국가주권 침해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한국군의 대만사태 개입은 국제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은 중국 땅이고,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공격을 하는 것은 내전이므로, 한국이 대만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하는 순간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가 된다는 것이 윤 위원의 주장이다.

    주한미군이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고 해도 한국군과 연관이 생길 가능성도 낮다고 윤 위원은 주장했다. 그는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대만해협을 포함한 해상교통로를 봉쇄할 경우 한미 해군의 연합작전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앞서 나간 가정"이라면서 "사실 중국 해군력을 모두 동원해도 대만해협 봉쇄는 어렵고, 중국 또한 무역과 에너지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할 가능성도 낮다"고 주장했다.

    "미중 갈등, 대만 해협에서 '치킨 게임'으로 확산 안 되도록 해야"

    윤 위원은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대만과 중국, 미국 모두에게 딜레마이자, 한국에게도 딜레마"라며 "미중 전략 경쟁이 대만 해협에서 '치킨 게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당사국들이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중견국인 한국은 대만과 중국 간의 충돌이 발생해도 국제법 준수, 항행의 자유 보장,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3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위원은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에 따라 한국군의 중장거리 미사일이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은 전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주장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