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호 위원장에 "'오더 정치'에 대의원 휩쓸리지 않도록 막아달라" 호소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8일 오후 서울시당을 방문해 강동호 서울시당위원장과 오더 정치 근절을 화두로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8일 오후 서울시당을 방문해 강동호 서울시당위원장과 오더 정치 근절을 화두로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8·9 전당대회가 대의원 현장투표만 남겨둔 가운데, 당권 주자들 간의 막판 상호 견제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당대표 후보인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8일 서울시당을 전격 방문해, 최근 원외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선출돼 화제를 불러일으킨 강동호 위원장과 환담을 나눴다. 이는 전날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을 만난 '비박 단일후보' 주호영 의원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분석된다.

    이날 강동호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주영 의원은 친박~비박 간의 계파 대결이 막판에 기승을 부리는 당권 경쟁의 현실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주영 의원은 "비박들은 친박패권주의를 무너뜨려야 한다면서 1차~2차 단일화를 하더니 이게 혁신이라고 한다"며 "한 쪽에서 그러니 친박에서는 '몰아줘야 이길 것 아니냐'며 '오더를 내린다'고 난리법석"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래서야 새누리당에 미래가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강동호 위원장을 향해 "대의원들이 맑고 깨끗한 영혼으로 새누리당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오더에 휩쓸리지 않게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특정 계파에 빚을 지지 않은 자신이야말로 당대표가 되면 계파 화합을 이루고 혁신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은연 중에 내비쳤다. 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등도 수월해져 정권재창출의 전망도 밝아진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이주영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계파 대결의 프레임을 넘어서서 누가 당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전당대회로 가야 하는데, 잘 가는 듯 하다가 막판에 망령이 살아났다"며 "계파패권정치와 오더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정치를 해온 중진 지도자가 당대표가 돼야 진정으로 당이 대화합과 대혁신을 이루고 내년 정권재창출로 대동단결해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자료사진). 오세훈 전 시장은 7일 비박 단일후보로 결정된 주호영 의원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자료사진). 오세훈 전 시장은 7일 비박 단일후보로 결정된 주호영 의원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사진DB


    나아가 "양 극단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 당대표가 들어서면 유력한 외부의 대권 주자가 새누리당에 무슨 매력이 있다고 들어오겠는가"라며 "대탕평·대화합의 정신으로 공정하게 대선 경선을 관리할 수 있는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강동호 서울시당위원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는 신분임을 감안해 말을 아끼면서도 '오더 정치'에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강동호 위원장은 이날 "지금은 옛날 같지 않아서 누가 선동한다고 넘어갈 당원은 없다"며 "정치하는 사람들보다 당원들이 갈 방향을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오더 정치, 계파 정치 때문에 망해간다"며 "중앙에서 아무리 힘센 사람이 오더를 보내더라도 당원들이 동화되지 않도록 서울시당에서 잘 관리·감독하겠다"고 다짐했다.

    8·9 전당대회의 현장 대의원 투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이주영 의원이 서울시당을 전격 방문한 것은 친박~비박 사이에서 '지령 문자'가 횡행하는 등 오더 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당권 경쟁의 흐름을 향해 강력한 경고를 던지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간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함께 '비박 단일화'를 배후에서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날 주호영 의원을 만나는 등 지원을 노골화하자, 서울시당 방문을 통해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주영 의원은 서울시당을 나서는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선 주자로 알려져 있는 분이 전당대회에 앞서서 사전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새누리당이 혁신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오세훈 전 시장의 행보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