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사업 물려받은 뒤 ‘뉴욕 옵서버’ 인수…사업 경영 직후 18억 달러 건물 매입
  • ▲ 뉴햄프셔 콩코드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악수하는 맏사위 제라드 쿠시너, 이를 지켜보는 이반카 트럼프의 모습. ⓒ美CNN의 2016년 3월 8일, 트럼프 정책비판 기사 캡쳐
    ▲ 뉴햄프셔 콩코드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악수하는 맏사위 제라드 쿠시너, 이를 지켜보는 이반카 트럼프의 모습. ⓒ美CNN의 2016년 3월 8일, 트럼프 정책비판 기사 캡쳐

    ‘막말’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가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 전당대회 총괄책임자와 함께 맏사위를 불러 “조용하게, 정권인수위원회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지 기획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지난 7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정권인수위원회’로 번역됐지만, 실은 ‘섀도우 캐비넷’을 만들라는 말이다. 이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가 맏사위에게 갖는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맏사위 ‘제러드 쿠시너(Jared Kushner)’는 35살(1981년 1월 10일생)의 젊은 사업가다. 그냥 사업가가 아니라 아주 성공한 사업가이자 언론사 사주이기도 하다.

    ‘제러드 쿠시너’는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유세 때마다 데리고 다닌 맏딸 이반카 트럼프의 남편이다. 이반카 트럼프는 펜실베니아大 와튼 스쿨(MBA)를 졸업한 뒤 부친의 사업을 도왔지만, 실은 이전부터 세계적인 모델로도 유명했다.

    이런 이반카 트럼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러드 쿠시너’는 뉴저지의 유명 부동산 개벌업자 ‘찰스 쿠시너’의 아들이다. ‘찰스 쿠시너’는 정치에 관심이 많아 여야를 막론하고 거액의 후원금을 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막대한 정치자금 기부는 결국 문제가 돼 2006년 美정부의 선거자금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하버드大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NYU) 로스쿨에 다니던 ‘제러드 쿠시너’는 부친이 교도소에 수감되자 25살의 나이에 사업을 대신 경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주간지 ‘뉴욕 옵서버’를 1,000만 달러에 인수, 발행인이 됐다. 이듬해에는 뉴욕 맨하탄 5번가 666번지에 있는 18억 달러짜리 건물을 구입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후로도 대형 부동산 매입으로 유명세를 탔다.

  • ▲ 제러드 쿠시너가 부친의 사업을 대신 경영한지 1년 뒤에 매입한, 美뉴욕 맨하탄 5번가 666번지 빌딩. 2007년 당시 매입가는 18억 달러였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제러드 쿠시너가 부친의 사업을 대신 경영한지 1년 뒤에 매입한, 美뉴욕 맨하탄 5번가 666번지 빌딩. 2007년 당시 매입가는 18억 달러였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제러드 쿠시너’는 2009년 10월 25일 ‘이반카 트럼프’와 결혼한다. 당시 한국에서는 트럼프와 그의 딸에 대한 기사들이 많았다. 반면 외신에서는 ‘이반카 트럼프’가 ‘제러드 쿠시너’와 결혼하면서 ‘유대교’ 신자가 된 것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제러드 쿠시너’는 전통적인 유대인 집안으로, 그의 부친 때부터 주로 민주당에 많은 후원을 해 왔다. 모친이 아슈케나지 유대인인 이반카 트럼프 또한 모계를 따르는 전통에 따라 유대인으로 인정받았다.

    ‘제러드 쿠시너’에 대한 美사회의 평가는 매우 후한 편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무식이 넘쳐흐르고 좌충우돌하는 장인과는 정반대”라는 평들이 나온다. 예의바르고 지적이며 사람들에게 우호적인 태도가 매력이 있다는 평들이 지배적이다.

    ‘제러드 쿠시너’가 ‘뉴욕 옵서버’를 인수한 뒤 논조를 바꿔, 부유층들이 좋아할 만한 기사들을 채우기 시작해 성공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아슈케나지 유대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美뉴욕 부유층들로부터 도움을 얻기에는 좋은 ‘수단’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美유대인공공정책협회(AIPAC)’ 연설문을 ‘뉴욕 옵서버’ 편집장 출신이 맡아 작성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오너인 ‘제러드 쿠시너’가 아니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이런 여러 가지 점 때문에 美언론 일각에서는 ‘제러드 쿠시너’가 도널드 트럼프를 막후에서 움직이는 ‘브레인’이 아니냐는 추정도 내놓는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가 2016 美대선에서 승리하고, 마련된 ‘섀도우 캐비넷’을 활용할 경우 ‘제러드 쿠시너’가 백악관 비서실장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의 ‘섀도우 캐비넷’ 관련 보도를 했던 ‘뉴욕 타임스’는 “정권인수위원회 핵심 명단이 몇 주 이내에 발표될 것 같다”는 호프 힉스 캠프 대변인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이 명단에 들어갈 사람이 누구인지는 세계적인 관심이지만, 美현지 언론들은 ‘제러드 쿠시너’의 행보에 더욱 눈길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