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협력 프레임워크 제시해 역할 견인해야"
  •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일 북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시 북한의 완충역할이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안을 하고, 중국과 협력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을 방문한 나 최고위원은 이날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미경제연구소(KEI) 초청으로 열린 '동북아 이슈와 한국 역할' 주제 강연에서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 역할은 중국"이라며 "혈맹관계 때문에 북한의 무력도발, 불법행위를 용인하는 중국에 대해 이제 새로운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특히 "중국이 북한에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북한이 중국의 안보 이익을 위해 유용한 `완충국'(buffer state)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이같은 생각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째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은 결국 중국도 곤란에 빠뜨리는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중국만이 북한의 불법을 용인하는 것은 결국 중국이 책임있는 지도자 국가로서 인정받기 힘들게 한다는 점을 중국에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중국은 한국이 통일됐을 때 북한이 없어짐으로써 자신의 안정이 위협받지 않을까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은 통일된 이후의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중국과 터놓고 얘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내부의 극심한 인간 안보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북한을 중국 국경과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 사이에 존재토록 하는 것이 과연 중국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인지, 또 중국이 북한체제를 무비판적으로 지원하면서 재깍거리는 시한폭탄을 안보 완충으로 착각하고 있는게 아닌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북한 문제와 역내 다른 현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것이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는 안되고, 한미동맹을 흔들지 않는 기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최고위원은 한미관계는 한중관계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한미관계는 공통의 가치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동맹이며, 한중관계는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가야 하는 관계"라고 강조한뒤 "한미동맹이 대외정책의 변함없는 초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가까운 경제파트너이자 인접국인 중국과 상호 관심사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와 긴밀한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인 나 최고위원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한국은 북한 붕괴시 중국이 통일한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는 지난 2월 주한미대사관의 보고 내용과도 맞물려 정부여당 내부에서 중국의 역할 견인을 위한 외교적 방안이나 제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주한미대사관 전문은 북한 붕괴시 대량 난민 유입과 한반도의 미국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중국의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과의 적절한 거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한국 정부 관리들의 언급을 담고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가진 외교안보자문단 조찬간담회에서 "우리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미국과 중국, 우리와 북한 사이에서 이분법적으로 갈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미 대 북중'의 편가르기 식의 사고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지난 3년간 각각 10여차례 이상 만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며 " 한중간에 대화와 신뢰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각계 전문가들도 중국과 자주 대화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 넓혀나가는 게 앞으로 양국관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