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언어생활을 하면서 착각하여 잘못 쓰기 쉬운 말 중에 '한나절', '반나절'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예1]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이외수 님의 시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의 일부)
    [예2] "고속철도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습니다"(고속철도가 개통되었을 때 모 방송국 뉴스 진행자의 맨트)
    [예3] "주유소 아르바이트 학생은 한 시간당 2천5백원을 받습니다. 반나절이면 1만원을 버는 셈이지요."(주유소 취재하던 모 방송사 리포터)
     

  •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위의 세 가지 예문은 한결같이 '한나절'과 '반나절'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경우입입니다.
    '나절'은 날(日)을 자르다(切)는 뜻으로 '날절'이 되고, '날'의 'ㄹ'이 탈락해서 된 용어랍니다.
    '나절'은 하루 낮의 대략 절반 되는 동안을 가리키는 단위로 '하루'를 시간으로 따지면 '24시간'을 가리키겠지만 일상적으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을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즉 '한나절'은 하루 낮(12시간)의 절반이므로 6시간 정도를 뜻하며 '반나절'은 그 절반이므로 3시간 정도를 뜻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회생활에서 하루 근무시간을 여덟 시간으로 계산하므로, 한나절은 4시간 정도이고, 반나절은 2시간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半日)인 4~6시간, '반나절'은 그 '반일(半日)'의 반(半)인 2~3시간을 의미합니다.
     
    위의 [예문2][예문3]은 '나절'을 '날'과 같은 뜻으로 생각하여 나타난 오류로, '반나절'이 아니라 '한나절'이라 해야 맞는 말입니다. 반면 [예문1]의 경우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는 본문으로 보아 '하루'를 의미하므로 '한나절'이라고 표현한 것은 맞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