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시스티나 성당 벽화 속에 인간의 뇌해부도가 교묘하게 숨어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신경해부학자 이안 석 교수와 라파엘 타마고 교수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어둠과 빛의 분리'에서 신의 목과 턱의 윤곽 속에 뇌 해부도가 감춰져있다고 주장했다.
    이 그림은 미켈란젤로가 1508년에서 1512년 사이에 창세기를 소재로 그린 시스티나 성당 벽화의 9개 그림 중 하나로, 미술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신의 목 부분의 어색하고 울퉁불퉁한 윤곽 처리가 혹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해왔다.
    그러나 석 교수와 타마고 교수는 이 부분이 인간 뇌의 주름 및 균열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들은 '신경외과'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놀랍게도 미켈란젤로가 그린 윤곽선을 따라가면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뇌의 모습이 나온다"며 "우리는 신심이 깊고 뛰어난 해부학자였던 미켈란젤로가 신의 모습 속에 정교한 신경해부학적 묘사를 감추는 것에 의해서 자신의 해부학적 성과를 끼워넣고 심지어 기록하려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신이 입은 심홍색 옷의 모양이 어색하게 수직으로 접힌 부분은 척수를, 허리부분의 Y자형의 이상한 주름은 시신경을 그린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20년전인 1487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시신경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실시했다. 같은 시기에 피렌체에서 두 사람이 일했을 때 미켈란젤로가 이에 접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두 학자들의 주장은 수세기 동안 미술 비평가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주제, 즉 신의 목 부분의 독특한 조명을 설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벽화의 대부분이 좌측 하단으로부터 빛이 들어가는데 이 그림의 목부분은 정면으로, 그리고 약간 오른쪽에서 빛이 들어가 특이한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두 교수는 이러한 독특한 각도는 미켈란젤로의 실수가 아니라 뇌의 해부학적 요소들을 일부러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의 모습과 인간의 뇌를 결합시키는 것에 의해 미켈란젤로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시신 해부를 반대하던 당시에 자신의 해부학적 지식을 과시하려는 비밀스러운 출구를 원했을 수 있다.
    또한 신의 지혜를 암시했을 수도 있고 위험하기는 하지만 일반 기독교신자들도 교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지혜와 지능을 가졌다는 자신의 생각을 나타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이단으로 간주될 수 있었고 특히 벽화가 성당 천장에 위치해있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미켈란젤로와 교황청과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했다. 그는 시스티나 성당 벽화의 보수지급 문제로 교황 율리우스 2세와 관계가 좋지 않았으며 교회가 사치와 허용에 가득 찼다며 이를 증오했다.
    이 연구에 앞서 1990년 미국의 외과의사 프랭크 메쉬버거는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린 논문에서 시스티나 성당 벽화의 또다른 그림 '아담의 탄생' 속에 뇌의 단면도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