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원시가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창원천과 남천, 가음정천에 설치한 각종 시설물들이 잇단 폭우로 유실되거나 크게 파손됐다.

    18일 창원시와 마산 기상대에 따르면 호우 경보가 내려졌던 지난 7일과 16일 창원지역에 164㎜와 171㎜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창원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창원천에 설치됐던 인공 습지와 상하류간 생태 이동 통로, 생태 탐방로 등이 대부분 흔적도 없이 떠내려갔다.

    창원 국가산업단지를 관통하는 남천도 생태복원을 위해 바닥에 깔아 놓은 돌과 하천 둔치의 순환 산책로, 어류 관찰 데크 등이 유실됐다.

    이에 따라 2010년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해온 창원천과 남천의 생태 복원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창원천 6.73㎞와 남천 8.09㎞ 구간을 대상으로 2007년 12월부터 실시중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에는 모두 5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가운데 지금까지 각 하천에 30억원과 35억원이 투자됐다.

    오는 10월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중인 인근 가음정천의 어도 시설과 인공폭포, 물고기 및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나무다리 등도 불어난 하천 물에 휩쓸려 사실상 폐허가 됐다.

    가음정천에는 여태껏 모두 7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 "시민단체가 반대하던 인공적인 생태하천 복원공사를 시 당국이 강행하다 결국 소중한 세금만 낭비하게 됐다"며 "환경에 역행하는 이 공사를 전면 재검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는 당장 피해 시설을 복구하려 하지 말고 생태하천 전문가와 창원하천연대, 민관협의회 위원 등이 참여하는 현장 답사 및 원인 분석을 한 뒤 근본 대책을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호우로 하천 시설물들이 많은 피해를 입어 준공이 당초 계획보다 1~2년 늦어질 것 같다"고 밝힌 뒤 "앞으로 호우에 유실되지 않도록 보다 튼튼한 자재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