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당선을 최종확정한 뒤에도 개혁파 진영의 대선결과 불복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란 정부는 자국 주재 영국대사관 소속 이란인 직원들을 추가로 석방했지만 유럽연합(EU)은 이란 주재 대사들을 본국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이란과 서방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 개혁파 반발 확산 =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1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나를 포함해 대다수는 새로 출범할 정부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국민과 최악의 관계를 갖고 있는 정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시위를 계속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인 책무"라며 "오늘 우리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낙선자인 중도개혁파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의장도 대선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루비 전 의장은 "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합법적인 정부라고 보지 않는다"며 "따라서 모든 수단을 동원, 계속 투쟁할 것이며 개혁 성향의 시민, 단체와 함께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개혁파의 기수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도 오랜 침묵을 깨고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결과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벨벳 쿠데타(무혈 쿠데타)'라고 규정한 뒤 "국민들의 권리를 억압한 정권이 화합과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정부.보수파, 개혁파 압박 = 대선 후 시위에서 살인적인 진압으로 악명을 떨친 바시지민병대는 검찰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무사비가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최근 `폭력 시위'에서 그의 역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바시지민병대는 "그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는 처벌받아 마땅한 불법행위를 지원하거나 주도했다"며 "그는 또한 이란에 비관주의를 조장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고 이란 파르스통신이 전했다.

    이와 함께 이란 당국은 개혁파 진영 신문 `에테마데 멜리'의 발간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경찰은 대통령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에서 모두 2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마디 모가담 경찰청장은 "이번 시위 사태로 테헤란에서 모두 20명의 폭도가 숨졌으며 1천32명이 체포됐다"며 "체포된 이들 대부분은 풀려났지만 나머지는 기소돼 혁명재판소 등지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사태로 구금된 이들이 심각한 고문을 받을 수 있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 이란-서방 갈등 심화 = 이란 정부는 대통령선거 이후 반정부시위에 개입한 혐의로 체포된 영국 대사관 소속 이란인 직원 9명 중 1명만 남기고 모두 석방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1일 보도했다.

    나머지 1명은 시위개입 혐의로 계속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대사관 직원들이 시위에 개입했다는 혐의는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 직원 체포는 묵과할 수 없는 협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U도 이란에 주재하고 있는 27명의 대사 전원을 철수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암만=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