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일인 지난 6일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달다 추락해 사망한 고 이하늘양(9.제주 외도초교) 유족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양의 안타까운 사연은 다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양의 소식을 접한 뒤 김철균 국민소통비서관을 제주로 보내 친서를 전달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김 비서관은 2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제주 이양의 집을 찾아 이 대통령 자필 서명이 담긴 친서를 전하고 어머니를 위로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벽에 걸려있던 이양이 받은 상장과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이양의 영정을 보고 한참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친서에서 "하늘양의 소식을 듣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평소 국경일에 태극기가 적게 걸린 것을 아쉬워하며 현충일에 태극기를 내걸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대통령으로서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하늘양의 순수한 생각과 행동이 우리 많은 어린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B, 친서 보내 위로 "정말 큰 충격, 대통령으로서 정말 가슴 아파"

    이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는 일은 수차례 있었지만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간접적으로 안타까운 소식을 듣는 경우 이 대통령은 친서를 보내 위로하거나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무쪼록 이양의 어머니가 다시 용기를 갖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 현충일인 지난 6일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달다 추락해 사망한 고 이하늘양(9.제주 외도초교) 유족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다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진은 이 대통령의 친서 전문. ⓒ뉴데일리
    ▲ 현충일인 지난 6일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달다 추락해 사망한 고 이하늘양(9.제주 외도초교) 유족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다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진은 이 대통령의 친서 전문. ⓒ뉴데일리

    이양은 사고 당일 오전 태극기를 단단히 매기 위해 어머니에게 가위와 테이프를 달라고 했다. 앞서 3.1절날 태극기가 바람에 날려가버린 것이 마음에 걸린 듯 이양은 이날 깃대꽂이에 넣은 태극기를 확실히 매고 싶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일보에 따르면 이양은 11층 베란다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아파트에 태극기가 많이 걸리지 않았네. 엄마, 바람이 시원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특히 3년간 써온 이양의 일기는 보는 이를 더욱 숙연케 했다. 이양은 사고가 있기 딱 일년 전인 지난해 현충일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아침에 묵념을 해야 하는데 우리 아파트에는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다. 사이렌이 고장 났는가 보다. 다음에는 사이렌이 꼭 들렸으면…".

    현충일 '묵념' 기다렸던 고 하늘양…"다음에는 사이렌이 꼭 들렸으면"

    이양의 어머니는 "작년에 학교에서 보낸 알림장에서 현충일에 묵념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받은 딸이 묵념을 준비했으나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아쉬움이 큰 것 같다"며 "올해는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다 아파트에 태극기가 많이 걸리지 않은 것에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양의 담임선생님인 김민욱 교사는 '사랑하는 나의 첫 제자 하늘이를 생각하며'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내 이양을 추모했다. 그는 "하늘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만큼 하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다. 국경일에 집집마다 걸려있는 태극기를 보면서 좋아하던 하늘이, 부디 하늘에서나마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며 "'하늘아, 하늘아' 가만히 내 작은 친구의 이름을 불러보면서 명복을 빈다"고 썼다.

    현재 이양의 분향소는 제주도내 한 사찰에 마련돼있다. 제주 보훈청은 이양을 위해 모금운동 또는 추모장학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