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2일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바이러스와 관련, "매우 전염성이 강하면서도 자기의 존재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는 묘한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찬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2차 세계보건총회 폐막 연설을 통해 "H1N1 AI(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여전히 중요한 위협이지만, 당장의 가장 큰 우려는 새로운 H1N1 바이러스와 관련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는 동시에, 이미 영향을 받은 나라 안에서도 지속적으로 다른 지역들로 확산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5단계인 전염병 경보를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하는 6단계로 격상시키는 문제와 관련, 찬 총장은 "내가 아주,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책임이자 의무"라면서 "나는 가능한 한 모든 과학적 정보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설치된 비상위원회로부터 자문을 받고, 대국민 봉사 과정에서 확인된 과학의 가치에 관해서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대국민 봉사시 국민들의 신뢰와 이해, 신임을 받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찬 총장은 이와 함께 "전염병 경보를 5단계에서 6단계로 격상한다해도, 각국이 취할 행동들의 측면에서는 사실상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하고 "각국 정부, 그리고 산업들의 집중 대비태세는 이미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찬 총장은 "신종플루는 그동안 주로 북반구에서 돌아다녔지만, 겨울철에 접어드는 남반구에 있는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과 이 바이러스가 만날 경우, 이 바이러스가 어떤 행태를 보일지에 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찬 총장은 "당장은 심각한 질환이나 사망 사례가 갑자기 급증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돌아다닐 때가 되면, (지금에 비해) 심각한 증세나 치명적인 감염사례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각국의 보건시스템이 강한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인플루엔자 전염병 기간에 몇 명이 감염되고 몇 명이 살아남느냐 를 결정하는데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