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장제원 불출마 선언 하루 만에 대표직 사퇴이준석 "원래 만나기로 했던 것… 긴급 회동 아냐""성급한 거취 판단 말고 여유를 가지시라 조언했다"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4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4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전격적으로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거취 결단 직전인 13일 오전 비공개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김 대표와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만나 서로의 거취문제를 논의했다. 이 전 대표는 "솔직하게 조언했다"며 "김기현 대표도 (거취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사퇴하더라도) 모양새가 괜찮아야 하는데 이것은 맥락이 없다"며 "가장 큰 책임은 김기현 대표가 아니니까 여유를 가지시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 상황에 대해 다들 냉정하게 해석할 수 있을 때까지는 성급한 거취 판단은 하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날 회동은 사전에 약속되어 있던 것으로, 김 대표의 거취문제로 인해 성사된 긴급 회동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당을 떠나거나 하기 전에 김기현 대표와 같이 저와 친분이 있는 분을 만나 상의를 많이 하려고 했다"며 "긴급 회동한 것이냐고 하는데, 원래 만나기로 했다. 완전 별개였는데 김 대표 거취파동이 터지면서 엮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다. 더이상 저의 거취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김 대표의 사퇴 선언은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하루 만이자 잠행을 이어간 지 이틀 만이다. 

    김 대표는 장 의원 불출마 이후 거센 거취 압박에 내몰리면서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장고에 돌입한 바 있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장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취소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의총 안건 추가 논의를 위한 차원이라는 주장이었지만, 의총에서 김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분출될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취소했다는 것이 당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이 같은 두문불출 행보에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결단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