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0일 예산안 처리 두고 협상… 민주당 "불발 땐 수정안으로 강행"국민의힘 "대통령 사과, 장관 경질 들고 나와 정쟁화… 의도가 뭐냐?"
  •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0일까지 국민의힘과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불발될 경우 단독으로 수정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듭 국회 예산심의 동의권을 무시하는 무성의한 태도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20일 통과될 예산안은 민주당의 수정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추경호) 기재부 총리는 예산은 나 몰라라 해외에 나가고, 여당은 대통령실 지침에 옴짝달싹 못하면서 협상 회피에 급급했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시일 내에 예산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 수정한 예산안을 강행처리하겠다고 밝혀왔다.

    앞서 여야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2일)과 정기국회 종료일(9일)을 넘기며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자 임시국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킨다는 큰 틀에 합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 정액제 교통패스 도입,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등의 예산안 증액을 요구하며 국민의힘과 대치 중인 상황이다. 

    헌법 제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어떤 일이나 살림을 하면서 들어가는 돈의 용도를 목적에 따라 나눈 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는 20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예산 심사를 정쟁화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2+2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고, 젊은 연구자들의 인건비와 고용안정 예산 증액을 정부에 요청하면서 R&D 예산 보완을 추진 중인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장관 경질 또는 대통령 사과 같은 압박용 정치구호를 들고 나오면서 예산 심사를 정쟁화한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대내외적으로 경제상황이 엄중하고 국민들의 민생이 어려움이 커지는 이때 민생과 미래세대를 위해 합리적이고 내실 있는 예산 심사가 돼야 함에도 또다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서 사과나 경질 운운하며 예산 심사를 정쟁화하는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예산안 통과는 국가의 재정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종료 후 "야당이 협상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음을 이유로 단독 처리한다면 정부는 증액에 관해서는 일체 동의할 수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