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이재명, 민주당의 정신과 역사 부인"친낙계 일부 "신당 창당 시기 아니다" 무관심도
  •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장근청홀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 -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장근청홀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 -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친낙(친이낙연)계 내에서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대항하는 신당 창당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일부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친낙계 핵심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두고 "그 부분이 실체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정치적 발언을 아껴온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재차 거론했다. 한때 '이재명 대항마'로 떠올랐던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저격수'로 또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YTN과 인터뷰에서 "양당의 폭주에 대한민국을 맡기다가는 크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며 "마냥 시간을 끌고 연기를 피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신당 창당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를 각각 1 대 1로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부 친낙계 인사들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지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영화 <서울의 봄>에서 국민을 배신한 전두광을 보면서 민주당의 정신과 역사를 부인하는 이재명 대표를 떠올렸다"며 "이낙연 전 대표는 이에 대한 본인의 계획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자객공천' 가능성을 우려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이 비명계를 말살시키기 위해 이들 현역의원 지역구에 친명(친이재명)계 원외인사를 공천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 광주에 가보면 친명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와서 난리를 치고 있다. 그중에는 국회의원을 절대 하면 안 되는 함량 미달인 사람들도 있다"며 "이런 일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공천이라는 이유로 방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당 대표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그것을 원칙대로 사용하면 이낙연 전 대표도 할 말이 없지만, 지금 이재명 대표가 하는 꼴이 이상하다"며 "신당 창당 명분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신당 창당에 회의적 목소리도 있다. 친낙계인 민주당 한 의원은 "이재명이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나중에 유죄를 받으면 당 대표를 못한다. 이재명 없는 민주당을 생각해서라도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신당을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이 의원은 "만약 이재명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말 그대로 비명계를 학살하면 그때는 상황이 달라진다"며 "그렇게 되면 신당을 창당할 명분이 생기고, 나중에 민주당에 합류할 수 있다. 섣불리 당을 나왔다가는 명분도 실리도 잃는다"고 경계했다.

    또다른 친낙계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 있는 여러 비명계·친낙계 의원들은 신당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것 같다"며 "원내에 있는 사람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과 이 전 대표의 연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8일 'KBS 1라디오 오늘'에 나와 "(12월까지는) 혁신의 시간이고, 이 혁신의 시간이 지나서 혁신이 도저히 불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그 다음에 신당이 됐든 무슨 다른 새로운 시도가 됐든 그런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