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리더십' 부재… "전국선거 이대로 어떻게 치르나" 당내 불만'메가시티' 대형 이슈 띄웠지만… "김기현 사실상 시한부" 냉소적 반응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내년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민의힘 '김기현 체제'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전면적인 당 쇄신을 위해 띄운 당 혁신위원회에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월23일 "전권을 주겠다"며 혁신위를 출범시켰다. 당 지지율이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더해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 이슈까지 맞물리며 내년 총선 승리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국민의힘 혁신위가 당 지도부에 제시한 5개의 혁신안 중 대사면을 골자로 하는 1호 안건만 의결한 뒤 나머지 4개의 혁신안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두고 압박에 나서면 '속도조절'을 주문하거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떠넘겼고, 권고안으로 제시한 '당 지도부·친윤·영남 중진의원 용퇴' 안건에는 "급발진한다" "내 거취는 내가 알아서 한다"는 등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의 혁신 의지의 진정성은 물론 당을 향한 이목이 혁신위에만 집중되면서 당 장악력과 리더십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통화에서 '김기현 체제'를 향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의원은 "혁신위 일정이랑 지도부 일정이랑 겹치면 언론을 비롯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지도부가 아닌 혁신위로 쏠린다"며 "혁신위 안건에 제대로 호응도 못하고 이슈 선점도 못하며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전국선거인 총선은 어떻게 치르겠느냐"고 우려했다.

    흐트러진 리더십을 의식한 듯 김 대표는 '메가시티' '공매도 한시적 금지'라는 큼직한 이슈를 띄웠지만, '김기현 지도부는 사실상 시한부'라는 냉소적 반응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김기현 지도부가 언제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체제에서 내년 총선까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를 향한 회의적 반응이 쏟아지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기 위해 공관위와 같은 총선 기구를 조기에 출범시키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미 의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김기현 체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른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며 "어떻게 잘 유지가 되더라도 김 대표는 공관위나 선대위로 빠르게 전환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