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우위 앞세워 민주주의 제도 무력화""미국 건국 아버지들이 걱정한 다수의 폭정"
  •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신종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탄핵 사태에 대해 한 말씀을 보탠다"며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서 민주주의 제도를 부인하거나 무력화하는 걸 최근에는 정치학자들이 '신종 테러'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중심제를 설계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일 걱정한 게 다수의 폭정"이라며 "과거의 테러가 폭력을 동원한 것이라면 이것이 바로 트럼피즘"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놓는 극단적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며 동조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 위원장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가짜뉴스 심의를 강화할 것이냐'고 묻자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짜뉴스를 방치했다면 탄핵을 당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단속하겠다는 것을 탄핵하겠다는 건 무슨 영문인지, 곡절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유럽연합(EU), 영국, 심지어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도 이 같은 가짜뉴스들을 규제하기 위한 입법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당론으로 채택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철회하며 표결 절차가 무산됐다.

    이후 민주당은 기존 탄핵안을 철회하고 다시 발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지 않으면 폐기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사부재의 원칙을 어겼다며 권한쟁의심판과 가처분신청 등 법적다툼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