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송갑석 공석' 지명직 최고위원에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유력 검토'박정현, 지난해 '이재명 토크쇼' 사회… 이재명은 '박정현 지지' 호소민주당 "자기 식구만 감싸는 이재명… 결국 제 스타일 나올 것" 비아냥
  • ▲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유력 검토하고 있는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유력 검토하고 있는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된다. 당 지도부가 '도로 친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송갑석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 임명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박 전 구청장이 충청권 여성인 점을 고려해 지역·성별을 안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송 의원은 지난 9월23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당내 표 단속 실패의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비명계인 송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 내 비명계와 친명 지도부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최고위원 하마평에 오른 박 전 구청장은 '친명' 행보를 걸어온 인사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해 8월 대전에서 열린 '이재명 토크콘서트' 사회를 맡은 바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이 대표가 충청권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거꾸로 이 대표가 박 전 구청장 지지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었던 지난해 5월 선거에 출마한 박 전 구청장 홍보 영상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구청장"이라며 "제가 보증한다"고 말했다. 박 전 구청장은 그러나 대덕구청장선거에서 낙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새 최고위원 자리에 친명계 인사가 거론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다양성의 존재가 중요하니까 비명계이면서 당무에 경륜이 있는 사람이 최고위원이 돼야 한다"고 기대했다. 

    또다른 민주당 한 의원은 "(최고위원 인선) 결정이 아직 안 났기 때문에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 이재명 대표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나올 것"이라며 "자기 식구들만 챙기는 전형적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비명계 호남 출신인 송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이유는 통합과 탕평을 위해서였다. 지난 3월 친명 일색의 당직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비명계 요구에 따라 당직개편이 이뤄질 당시 임선숙 전 최고위원도 사퇴했다. 그 후임으로 송 의원이 온 것이다. 임 전 최고위원 역시 친명계로 그의 배우자는 지난 대선 때 이 대표 수행을 맡은 정진욱 민주당 대표정무특보다.

    단식 후 회복 중인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 후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 '통합'이 꼽힌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고조된 친명과 비명 간 계파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 민주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선거가 사실상 민주당 승리로 확정되자 페이스북에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겠다"며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다만 이 선거 승리로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이른바 '가결파'로 꼽히는 비명계 의원 5명(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징계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해당행위자들에 대한 분명한 징계만이 진정한 당의 통합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새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 "총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지역구 관리하느라 바쁜 상황이다. 비명계 최고위원은 욕먹는 자리"라며 "통합의 의미로 비명계 중에서 후보를 찾는다 해도 누구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