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G20 마지막날 세션3 연설…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 발표"내년 단기로 3억 불 지원, 2025년 이후 중장기로 20억불 추가""과거 제도와 규범 개선해야"…다자개발은행 역할 강화 주장"이번 G20 정상선언문에 우리 제안으로 'AI 거버넌스' 반영"
  • ▲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1 '하나의 지구'에 참석하고 있다. 2023.9.9 [공동취재]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1 '하나의 지구'에 참석하고 있다. 2023.9.9 [공동취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G20(주요 20개국) 뉴델리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23억(약 3조원) 달러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인 '하나의 미래'에서 이같은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밝혔다. 

    尹, 우크라이나 재건에 23억 달러 지원 계획 발표

    윤 대통령은 세션3 연설에서 지난 7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사실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안보, 인도, 재건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을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무상 개발 협력,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지원 등 3억 불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고, 20억 불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하여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적극 돕겠다"고 했다. 

    2024년에 단기로 3억 달러를 지원하고, 그리고 중장기로 2025년 이후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2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상목 경제수석은 9일 현지 브리핑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을 통한 20억불 지원은 통상적인 지원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규모이며, GDP 대비는 G7 국가 중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 수석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자유‧평화‧번영의 보편적 가치 수호에 기여함은 물론,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우리의 경험을 살려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의 참여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이 역내 규범기반 질서에 구축한 새로운 지역 협력 외교를 펼쳤다면, 이번 G20 세션3의 발언은 규범기반 국제질서 강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이 인태 역내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한 차원 더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연대와 협력의 정신 기초해 규범 기반 국제질서 강화해야"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도 강조했다.

    그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해온 근간"이라며 "국제사회는 그동안 유엔과 다자통상 규범을 통해 세계의 평화와 경제성장을 도모해 왔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팬데믹,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전례 없는 복합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미래를 위해서는 연대와 협력의 정신에 기초해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키고, 강화해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보편타당한 원칙과 규범은 계속 존중되어야 한다. 이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과거에 만들어진 제도와 규범은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다자개발은행(MDBs)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다자개발은행은 그간 빈곤 퇴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의 촉매 역할을 수행하면서, 인류 공동 번영에 기여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기후위기 극복, 식량 에너지 안보 강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개발은행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자개발은행의 임무와 비전을 재정립하고, 가용 재원을 확충하는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G20 국제금융체제 분과 공동의장(韓·佛)으로서 다자개발은행의 재정적 여력을 확대하고, 저소득국에 대한 채무를 재조정하는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대한민국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 할 것"

    윤 대통령은 특히 "과학 기술 발전에 발맞춰 미래를 여는 새로운 규범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달 말에 대한민국의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AI와 데이터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류의 삶은 더욱 윤택해지고, 시공간의 제약은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디지털 격차, 사이버 범죄, 가짜뉴스는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세계 시민의 공정한 접근권이 보장되고, 나아가 디지털 기술이 세계 시민의 자유를 확대할 수 있도록 디지털 규범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상목 수석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해 뉴욕 구상과 올해 파리 이니셔티브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며 "이번 G20 정상선언문에는 우리 제안으로 'AI 국제 거버넌스 마련에 협력'하는 내용이 반영되었으며, 이는 우리의 디지털 규범 정립 노력이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뉴델리 G20에 참석한 회원국들이 9일 발표한 공동선언문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유엔 헌장에 따라 모든 국가는 어느 국가의 영토 보전과 주권, 정치적 독립에 반해 영토 획득을 추구하기 위한 무력 사용이나 위협을 자제해야만 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포괄적이고 정의로우며 지속적인 평화를 지원하는 모든 관련 있고 건설적인 계획을 환영한다" 등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작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채택한 G20 회원국 공동선언문과 달리 러시아를 직접 규탄하는 문구들은 반영되지 않았다.